‘트럼프’가 다 깎아내렸나…“미국 호감” 한국인 역대 최저
성별·나이·지역 관계없이 전 계층서 하락
미국서도 지속 추락…“성품에 의문 품어”

한국인의 미국 호감도가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시한 관세 압박에 미국·이란 군사 충돌까지 겹치면서 반미 감정이 성별과 연령, 이념 성향을 가리지 않고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리서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10~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1년 사이 두번 급락…관세·전쟁이 부른 반미 정서=조사 결과 한국 성인의 미국 호감도는 44.8도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호감도는 감정온도 방식으로 측정한다. 0도는 매우 부정적, 100도는 매우 긍정적, 50도는 중립을 뜻한다. 미국 호감도는 1월(53.9도)과 비교해 9.1도 하락했으며, 트럼프 1기 임기 막바지였던 2020년 10월(49.9도) 이후 5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50도 아래로 내려왔다.
응답자 가운데 44%가 미국에 부정적인 반응(49도 이하)을 보였다. 4명 중 1명(24%)은 24도 이하의 매우 낮은 호감도를 나타냈다. 미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51도 이상, 32%)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자(49도 이하, 44%)가 12%포인트 많았다.
낙폭도 눈에 띈다. 트럼프 2기 출범 직후 상호관세 압박이 본격화한 지난해 4월에도 미국 호감도는 직전 조사 대비 9.0도 하락했다. 이번 조사 낙폭(9.1도)과 유사하다. 한국리서치는 2월말 본격화된 미국·이란 군사 충돌과 이로 인한 국내 경제 타격이 이번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 계층 하락…50대·호남·진보층서 낙폭 커=1월엔 성별·나이·이념을 불문하고 전 계층에서 미국 호감도가 50도를 넘었다. 평균적으로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50도를 넘는 집단은 18~29세(53.1도)와 보수층(51.9도)뿐이다. 70세 이상 집단에선 1월 기준 61.1도로 모든 세대 가운데 호감도가 가장 높았지만 4월에는 49.9도로 내려앉았다.
1월 대비 하락 폭은 50대(14.7도)와 광주·전라 거주자(14.9도), 진보층(11.6도)에서 두드러졌다. 서울(11.3도), 70세 이상(11.2도), 30대(10.2도)에서도 10도 이상 떨어졌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11.6도) 하락 폭이 보수층(7.0도)보다 커 양 집단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진보층 내부의 변화도 주목된다. 1월에는 진보층의 미국 호감도가 51.3도로 중국(44.8도)보다 6.5도 높아 미국 선호가 뚜렷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진보층의 5개국 호감도는 일본(41.4도), 중국(41.2도), 미국(39.7도), 북한(38.8도), 러시아(38.7도)다. 최고치와 최저치 차이가 2.7도에 불과할 만큼 엇비슷해졌다.
◆미국·일본 격차 2.1도…사상 최소=주변 5개국 호감도 순위는 미국(44.8도), 일본(42.7도), 러시아(33.0도), 중국(32.0도), 북한(28.9도) 순이다. 미국과 일본의 호감도 격차는 1월 10.3도에서 2.1도로 크게 좁혀져, 201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작은 차이를 보였다.
중국 호감도는 32.0도로 1월(35.2도) 대비 3.2도 하락해 러시아(33.0도)보다 낮아졌다. 러시아와 중국의 순위가 역전된 것은 2024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호감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4월 21.5도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호감도는 28.9도로 4년 넘게 30도를 넘지 못한 채 5개국 중 최하위를 유지했다.
◆미국서도 트럼프 지지율 추락=미국에서도 반 트럼프 정서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중 최저인 36%대를 기록했다. 2025년 1월 20일 취임 직후 47%의 지지율로 최고치를 찍은 후 우하향하는 양상을 보인다. 매체는 “이란 전쟁과 레오 교황과 갈등 때문에 많은 미국인이 트럼프의 성품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