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버스 노조 총파업
초봉 5,400만 원 수준에도 불만
연평균 4,800억 원 세금으로 지원
최근 버스 업계 통상임금 개편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를 두고 “혈세를 지원해 줘도 왜 난리냐”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22개 지역 버스노조는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오는 28일부터 전국 동시 파업 돌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서울 외에 부산, 인천, 경기 등 한국노총 전국 자동차 노동조합연맹 산하 전구 21개 시내버스 노조가 협상이 무산될 경우 동시 총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전날인 8일 서종수 전국자동차노조연맹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국 대표자 회의를 마친 뒤 “연맹 산하 각 지역 노조는 5월 12일 동시 조정 신청을 하고 15일간 조정 기간 교섭에 임하기로 했다”라며 “합의할 수 있는 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5월 28일 첫차부터 전국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라고 전했다.

당초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달 29일 통상임금 개편 등을 두고 임단협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임단협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버스 파업으로 인한 출근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를 두고 사법기관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교섭을 통해 임의로 포기하거나 합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이에 반해 서울시와 사측은 통상임금을 확대 적용할 경우 총액 기준으로 임금이 20% 이상 인상된다는 이유를 들어 노조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준공영제 시행 이후 노사는 인건비 총액을 기준으로 시내버스 운전직의 연간 인건비 입상률을 협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간 연평균 약 4%씩 인건비를 인상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현재 상황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통상임금은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의 세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라던 기존 판례를 11년 만에 뒤집은 것에 따른 여파다.
특히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고정성 요건을 폐지,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이나 근무 일수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수당 등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사측은 기존 임금체계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보지 않는 구조라며, 상여금 조항을 폐지하거나 임금체계를 개편해 통상임금 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노조 측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의 적자가 커진다는 것이다. 준공영제는 시가 노선을 정하는 권리를 갖는 대신 버스업체에 재정 지원을 해주고, 버스업체는 지원을 받는 대신 시가 정한 노선대로 운행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의 누적 부채는 9,500억 원 수준이다. 심지어 서울시가 연평균 4,800억 원 수준을 들여 누적 적자를 메꿔주고 있다. 이 금액은 모두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즉, 노조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서울시가 지원해야 하는 예산이 매년 7,8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선을 넘었다”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서울을 비롯해 5대 광역시(울산 제외), 경기, 제주 등의 지자체가 버스업체에 주는 보조금은 연간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구체적으로 기본급 8.2% 인상, 63세에서 65세로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 기사의 초봉이 약 5,400만 원 선이라는 점에서, 연봉 8.2% 인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취업 정보 사이트 인크루트가 2025 공공기관 채용 정보 박람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시내버스 기사의 평균 연봉은 약 6,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노조가 요구 중인 8.2% 연봉 인상률을 반영하면 버스 기사의 평균 연봉은 7,900만 원으로 뛰게 된다.
이는 웬만한 대기업 근로자의 연봉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연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됐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주니 노사 모두 협상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인건비 상승은 결국 버스 요금 인상 등 시민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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