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을 보라. 어릴 적 읽었던 소설 어린 왕자에서 별을 감을 만큼 크게 자라는 나무라고 묘사했던 바오밥나무인데 한국에도 해외에서 들여온 대형 바오밥나무가 여러 곳에 있다. 유튜브 댓글로 “식물원의 큰 나무들은 어떻게 들여오는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 봤는데 놀랍게도 선박에 뿌리째로 가져온다고 한다.

서울 최대 규모의 식물원인 서울식물원 온실. 열대관에 들어서자 엄청난 높이의 대형 나무들이 보이는데 가장 인기 있는 건 지중해관 내부 웅장하게 서있는 바오밥나무다.

바오밥나무는 최대 20m 이상 자라는 대형 식물인데 서울식물원 내부에 있는 것도 뿌리까지 포함하면 10m는 족히 될 것 같다. 서울식물원이 개장한 지는 불과 7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크게 자랄 수 있었을까.

[서울식물원 관계자]
“선박으로 오는데 그 나무가 들어갈 수 있는 특수 규격의 컨테이너가 있다고 합니다. 그 규격에 맞게끔 나무를 잘라서 컨테이너 크기에 맞춰서 들어온 겁니다” “(예를 들어) 컨테이너 크기가 5m면 뿌리랑 줄기를 포함해서 5m 정도로 잘라서 온실에 와서 다시 심으면 얘네들이 이제 다시 뿌리를 내리고 위에 가지를 다시 돋아낼 거잖아요. 그런 식으로 키우는 겁니다”

국립생태원에서도 바오밥나무를 비롯해 지름이 2m에 달하는 올리브나무 등 한국에서 자라지 않는 여러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대형 나무를 들여올 때 검역절차가 까다로워서 직수입이 가능한 건 선인장처럼 건조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제한된다고 한다.

식물방역법 10조에 보면 병해충이 있거나 흙이 붙어있는 식물은 수입을 못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식물은 뿌리를 통해 흙 속의 영양소를 흡수해야 하는데 흙도 없이 수십 일간 배를 타고 한국으로 넘어와야 한다는 것

바오밥나무도 줄기에 물을 저장하는 다육식물로 수만 리터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도 물이끼인 수태 같은 것을 뿌리에 감싸고 습도도 최대한 식물에게 적합하게 유지돼야 한다. 컨테이너에 규격에 맞게 넣으려면 가지도 쳐야 하는데 잎을 통한 증산작용으로 수분이 손실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스페인에서 올리브나무를 들여올 때는 자연흙이 아닌 인공토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한국에 도착하더라도 검역 순서를 식물이라고 우선시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고난 끝에서도 고사하지 않는 나무 만이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것.

이처럼 큰 나무가 한국에 들어오려면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2012년 높이 10m, 무게 3.5톤 이상의 아프리카 바오밥나무를 데려왔는데 2020년 결국 전시를 중단하기도 했다.

[국립생태원 관계자]
"사실 그렇게도 되게 그렇게 큰 나무를 그렇게 만약에 전정을 많이 해가지고 오면 수형도 많이 상하고 사실 나무가 생육에 많이 안 좋아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직수입을 택하는 건 보통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경우다. 대표적인 이유가 개장 초기의 특수성. 한국에서 일정 부분 자란 식물을 구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엔 생태원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런 어려움을 무릅쓰고 데려오는 사례가 줄었다. 다만 현재도 자라는데 오래 걸린다거나 상징성이 있는 식물들은 직수입해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국립생태원 관계자]
“성장을 하는데 굉장히 오래 걸리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거를 작은 개체로 들여와서는 전시성이 너무 떨어지고 그게 크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잖아요”

현재는 먼저 종자를 들여와서 전문적으로 키울 수 있는 농장 등 업체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곳에서 묘목 정도가 될 때까지 키운 뒤 일정 시간이 지나 자라면 데리고 오는 거다.

[국립생태원 관계자]
“사실은 종자나 삽수나 이런 형태로 오면 사실은 들여오기는 훨씬 간단하잖아요. 그래서 외국에서 들여올 때는 그런 형태로 들여와서 국내 농장 같은 곳 제주도 쪽이 조금 국외 식물들 많이 하시니까, 그쪽에 들여와서 그쪽에서 키워서 거기서 대형 식물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고요”. “만약에 제주도에서 서천으로 바뀌고 그 정도는 그럭저럭 식물이 또 잘 자라거든요”

식물원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큰 나무가 우리 앞에 서기까지 이런 눈물겨운 과정이 있었다니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제는 바오밥나무처럼 해외가 원산지인 대형나무들을 보면 그동안 한국 오기까지 애 많이 썼구나 하면서 보게 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