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종합금융의 꿈]① '전국구 저축은행' 탄생 임박…최윤, 본업 강화로 기반 마련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사진 제공=OK금융

최근 정체됐던 저축은행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12년간 1위를 유지해온 SBI저축은행보다 OK저축은행의 자산 규모가 더 커지면서다. 이는 SBI저축은행을 포함한 다른 경쟁사들이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자산을 줄이는 상황에서도 OK저축은행은 자산 규모를 유지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저축은행 업계 1위를 더욱 확고히 유지하기 위해 상상인·페퍼저축은행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최윤 OK금융 회장이 '종합금융사 도약'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기초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080억원 수준에서 가격 협상을 마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SPA 체결 이후에는 금융감독원의 자회사 편입 및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업계는 이번 인수가 거의 성사된 것으로 판단한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올해 초 인수합병(M&A) 규제를 완화했다. 기존에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9% 이하의 저축은행을 대상으로만 M&A가 가능했던 것을 11%로 바꿨다.

/그래픽=김홍준 기자

협상이 잘 마무리된다면 OK금융이 보유한 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13조4074억원)의 자산 규모 차이는 2조원 넘게 벌어지게 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은 올 1분기 기준 2조3165억원이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의 자산이 13조661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2곳의 자산 규모를 합칠 경우 15조9777억원에 이른다.

OK금융은 페퍼저축은행과의 인수 협상에도 나서 현재 2000억원대 초반에서 가격이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조7637억원이다. 상상인·페퍼저축은행을 모두 인수하면 OK금융 산하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19조원에 육박한다.

모든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OK금융의 저축은행 영업권도 기존의 서울·충청·호남에 인천과 경기가 더해지며 전국구로 확대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인천, 페퍼저축은행은 경기·호남을 각각 영업권으로 두고 있다.

최 회장은 OK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삼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에게 OK저축은행은 '대부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제2금융권으로 올라설 수 있게 해준 기업이다. 그는 2014년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오리지널코리안'이라는 뜻을 담아 OK저축은행이라는 사명을 붙였다. 또 대표이사를 맡아 2016년까지 회사를 이끌기도 했다.

저축은행을 인수한 최 회장은 2018년부터 본격적인 대부업 철수 작업에 들어갔다. 그해 원캐싱을 정리한 뒤 이듬해인 2019년에는 미즈사랑도 청산 절차를 밟았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러시앤캐시도 2023년에 사업을 마무리했다.

최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던 H&H파이낸셜과 옐로캐피탈도 올해 초 정상채권을 OK저축은행에 양도하고 대부업을 그만뒀다. 두 회사는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가 "해당 대부 업체는 최 회장 동생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로 그룹과 관계없다"고 강조했지만 대부업을 정리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끈 모양새다.

앞서 최 회장은 "그룹의 모태였던 대부업에서 철수하면서 OK금융은 임직원 모두가 꿈꾸고 바라왔던 또 하나의 새로운 정통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며 "창립 이후 지난 24년 동안 늘 그래왔듯이 도전의 발길을 멈추지 말고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홍준 기자

다만 건전성 측면에서는 OK금융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상인·페퍼저축은행의 올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각각 27.00%, 14.83%에 이른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의 NPL비율은 9.85%로 업계 평균(10.59%)보다 낮았지만 전년동기(9.48%)보다는 악화됐다.

OK금융 관계자는 "현재 두 저축은행의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것은 아닌 상황"이라며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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