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0명', 의사인력 절벽 현실로…우리 활용하라" 외친 한의사들

정심교 기자 2025. 4. 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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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날(17일)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과 동일한 '3058명'으로 확정 발표한 가운데, 한의사들이 "의사 부족분을 한의사로 대체해 활용하라"고 촉구했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을 큰 혼란에 빠뜨렸던 의대 증원 방침은 불과 1년여 만에 없던 일이 됐고, 양의사 수급난으로 인해 1차의료와 필수의료가 위기에 빠지며 국가 보건의료체계에 크나큰 공백이 우려된다"며 "이 같은 의사인력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농어촌 한의과 공보의 역할 확대 △한의사 지역필수공공의료한정의사제도 도입 △돌봄·주치의 제도 한의사 적극 활용 △한의사 예방접종 시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의사들 "한의과 공보의, 1차 의료 할 수 있게"
2025년에 선발된 의과 공보의는 250명으로 필요 적정인원인 705명의 35%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의대생들의 현역병 입영이 2019년 112명에서 2024년에는 1363명으로 무려 1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의과 공보의 적정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한의협은 "의과 공보의 부족으로 농어촌 의료취약지역의 일차의료 공백이 커지고 의료체계 자체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무의촌에 한의과 공보의를 투입해 활용하는 '일차의료전담제도'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의과 공보의에게 일정 기간 교육 수료 후 일차의료에 필요한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농어촌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의사들 "돌봄 주치의에 한의사 활용하라"
한의협은 지역사회와 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 만성질환, 치매·어르신 '돌봄 한의사(주치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를 한의의료의 장점인 방문진료서비스와 연계해 국민들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건강관리를 실행해야 한다"며 "각종 돌봄 한의사(주치의) 제도를 활용하면 상시 건강돌봄이 가능해 재난적 의료비 지출을 방지함으로써 국가재정 절약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성찬 한의협 회장은 "특히, 한의약은 전인적 관점에서 건강증진, 질병 예방·치료, 환자에 대한 통합관리가 가능하다"며 "침·뜸·부항 등 치료를 위한 각종 의료기기를 휴대하기 쉬운 한의진료는 방문진료를 통해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에게 내원과 유사한 진료 효과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 선언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수원지방법원은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의료법 위반 약식명령을 받은 한의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025.2.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한의사들 "의대서 2년 배워 지역·필수의료 보게 해달라"
의사가 배출되기까지는 최소 6년이 필요하다. 이에 한의사들은 부족한 의료인력분을 보다 빠르게 채우기 위한 방안으로 '원하는 한의사에 한해 의대에서 2년간 공부하게 한 후, 의사 진료를 보게 해달라'고 건의해왔다. 지역·필수·공공의료에 한해서다.

구체적으로는 ①한의사가 2년의 추가 교육받고 ②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③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 과정을 밟는 '3단계 투명한 과정'을 거친 뒤 지역의 공공 필수의료분야에 종사하도록 하는 방안인 '지역·필수·공공의료 한정 의사제도' 도입을 검토해달라는 것이다.

한의협은 "지역·필수·공공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를 충원하려면 적어도 6년, 군복무 고려 시 최대 14년이 필요하지만, 한의사를 활용한다면 추가교육과 국가시험을 통해 4~7년을 앞당겨 지역필수공공의사 수급난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다"면서 "의대 증원책이 없었던 일이 돼버리면서 향후 의사인력 부족 문제가 가중될 것임을 고려하면, 한의사를 활용한 '지역·필수·공공의료 한정 의사제도'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의사들 "한의사도 백신 주사 놓게 해달라"
현재 일부 지방에서는 의사가 부족하고, 의과 공보의조차 없어 주민들이 예방접종을 위해 타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윤성찬 회장은 "이런 사태는 예방접종 권한이 양의사(의사)에게만 독점으로 주어져 벌어진 폐해"라면서 "한의사를 비롯한 타 보건의료인직역에도 예방접종 시행 권한이 주어진다면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WHO(세계보건기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의사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비판하고, 간호사·약사 등에 의해서도 안전한 예방접종이 가능하다고 명시한 바 있다. 현재 미국·캐나다·호주·영국·프랑스·아일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는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약사 등 타 보건의약직군에서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중국에선 우리나라 한의사에 해당하는 '중의사'가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윤성찬 회장은 "의대증원 '0명'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할 의료수요에 대한 해결책을 빨리 내놔야 한다"며 "현재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한의사를 지역과 일차의료 등에 투입해 의료수요의 일정 부분을 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하루빨리 한의계의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며 "대선 정국에서 여야 각 당 대통령 후보자들 캠프에서도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도록 의사인력 절벽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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