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진핑 방북, 한반도 평화에 기여토록 외교 대응을

2026. 6. 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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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이 오는 8~9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5일 양국이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가 5일 발표했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은 2019년 6월 이후 7년 만이며,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한 베이징 방문 이후 9개월 만의 정상회담이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북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안보 정세를 논의하고 북한의 ‘두 국가론’ 이후 외교정책 방향과 새로운 북·중 협력이 논의될 전망이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북은 북한과 러시아와 군사·안보 협력이 어느 때보다 긴밀한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 주석이 올해 첫 해외 방문국으로 북한을 선택한 것은 러시아와 밀착한 북한을 중국 중심의 궤도로 끌어들이는 전략적 행보의 의미를 띤다. 북한의 러시아 쏠림 현상을 교정하면서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되찾는 것이 이번 방북의 주요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은 두만강 하류 수로 이용권과 동해 진출권 확보, 북·중 접경지역 개발 등 양국의 협력과제들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숙원 과제들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 두만강 협력은 북·중 뿐 아니라 러시아와도 협의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이번 방중을 통해 북·중·러 삼각협력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북한 비핵화’ 의제가 어떤 방식으로 다뤄질 것인가에 있다. 지난달 14~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의 미국 측 발표에 따르면 ‘북한 비핵화’가 논의된 바 있으나 20일 중·러 정상회담에선 비핵화 언급 없이 대북 제제 반대가 발표됐다. 중국은 최근들어 비핵화를 공개 거론하지 않는 방식으로 북한의 핵보유 문제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번 방북에서 시 주석은 미국과 한국의 대북 메시지를 전하면서 ‘간접 핵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 방북 발표 직전 북한이 새로운 농축 우라늄 시설을 공개한 것은 중국에 대한 압박의 의미가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일 “무기급 핵물질 생산 능력이 종전의 2배를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핵 보유국 지위를 부각했다. 북·중 정상회담에 비핵화 의제가 오르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중 경쟁에 더해 북·중간 전략적 접근, 북·중·러의 결속 가능성 등 시 주석의 방북은 동북아의 미래와 관련한 심상치 않은 의제들을 동반한다. 시 주석의 방북에서 중국이 두만강 하구를 거쳐 동해로 진출하는 루트를 확보할 경우 동북아 질서에 작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과 북·중 관계 변화에 대한 정밀한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 중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중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외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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