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노루, 지나친 남획으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사향노루는 과거 전국 각지에서 관찰됐다. 그러나 20세기 중반부터 급격히 자취를 감췄다. 가장 큰 이유는 '사향' 때문이다. 수컷 사향노루는 배 부위에 사향이 생성되는 특수한 분비샘을 지니고 있다.
사향은 고대부터 귀한 재료로 여겨졌다. 아랍 전통의학, 유럽 중세 의약서, 중국 한의서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한약재와 향수 고정제로도 활용됐다. 특히 약재로는 기운을 북돋고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사향을 얻는 방식이다. 1g의 사향을 채취하려면 반드시 수컷 사향노루 한 마리를 죽여야 한다. 때문에 남획이 반복됐고 1970년대 이후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이후 CITES(멸종위기종 국제거래협약)에 따라 거래가 금지됐다. 현재는 인공 사향이나 대체 성분으로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뿔 없는 사슴, 사향노루의 특징

사향노루는 사슴과에 속하지만 뿔이 없다. 수컷은 상아처럼 길게 돌출된 송곳니를 지닌다. 송곳니는 경쟁과 과시에 사용된다. 몸길이는 70~100cm, 어깨높이 50~60cm이며 무게는 7~17kg으로 작고 날렵한 체형을 갖췄다.
털색은 회갈색 혹은 짙은 갈색이며 계절에 따라 색과 밀도가 바뀐다. 꼬리는 짧아 눈에 띄지 않고 시력은 약하지만 후각과 청각이 뛰어나다.
성격은 보통 조용하고 소심하지만 번식기가 다가오는 12월부터는 공격성이 강해진다. 수컷은 특이한 울음소리를 내며 암컷을 뒤쫓고 영역에 침입한 개체를 발견하면 빠르게 추격하기도 한다.
주로 밤에 활동하며 산지 바위틈이나 나무 사이를 은신처로 삼는다. 짝짓기에 성공하면 다음 해 5~6월경 새끼를 낳는다. 개체 수가 적고 서식지가 제한돼 있어 번식 성공률은 낮다.
사향노루의 주된 먹이는 풀과 같은 초본식물이다. 특히 연한 잎이나 새로 돋아난 새싹을 즐겨 찾는다. 이들은 숲속 그늘이나 초지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섭취하고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일정한 지역 내에서 먹이를 찾는 경향이 있다.
봄과 여름철에는 식물이 풍성하기 때문에 초본식물을 주로 먹지만 겨울이 되면 눈으로 덮인 풀을 구하기 어려워져 어린 나무의 껍질이나 가지, 숲에 남아 있는 열매나 과일류를 먹는다. 산딸기나 머루처럼 숲속에서 자연 발생하는 열매도 계절에 따라 중요한 먹이원이 된다.
멸종위기 1급 사향노루

사향노루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정부와 민간 단체가 보호 구역을 운영하며 밀렵을 감시하고 있다. 문제는 보호지역이 강원도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자연에서 살아남은 개체 수가 너무 적어 포획 자체가 생태계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보존 활동이 더 조심스럽다. 이에 일부에서는 인공 사육이나 서식지 외 보존 방식도 고려되고 있다.
사향노루를 성공적으로 보존하고 자연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서식지 확보가 우선이다. 근친교배 방지, 질병 관리, 안정적 먹이 공급 등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전국 단위의 관심과 구체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