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구글'로 알려진 얀덱스(Yandex)의 한국법인 '얀덱스코리아'가 최근 사명을 '에이브이라이드코리아(이하 AV라이드코리아)'로 변경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KT의 자율주행 배송 로봇 파트너사이기도한 AV라이드코리아는 최근 서울 강남대로변 빌딩 1층에 아이오닉 5 기반 자율주행차와 자율주행로봇을 연구하는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자체 사업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날 법원 모바일 열람용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얀덱스코리아는 지난해 4월 1일자로 사명을 '셀프드라이빙그룹코리아'로 변경했지만, 올해 4월 사명을 다시 'AV라이드코리아'로 바꿨다. 또 얀덱스코리아 설립 시절 서울 서초동에 위치했었던 사무실 위치를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동으로 옮겼다.새 사무실은 유동인구가 많은 논현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변에 있다.
얀덱스코리아가 'AV라이드코리아'로 사명을 바꾼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경제지 콤메르산트(Kommersant)에 따르면 얀덱스 SDG는 지난해 8월부터 자율주행 로봇과 자율주행차 연구 및 개발 시설을 러시아에서 이스라엘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했다. 실제로 법원 등기사항전부증명서상에 AV라이드코리아를 운영하는 세르게이 유스티노프 대표의 국적이 이스라엘로 나와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이날 AV라이드코리아의 새 사무실 내부에는 아이오닉 5 자율주행차와 일부 자율주행 로봇의 충전이 이뤄지고 있었다. 음식 배송용으로 활용되는 자율주행 로봇은 '소중한 음식을 배송중입니다. 조심히 다뤄주세요'라는 문구가 부착됐다. 이 자율주행 로봇은 지난해 6월부터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음식 배달 목적으로 시범 운행되기도 했다.
AV라이드코리아가 운용하는 아이오닉 5 자율주행차 상단에는 라이다(LiDAR) 센서 모듈이 장착된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센서 모듈 디자인은 얀덱스 러시아 본사가 최근 미국 미시간주에 투입한 현대차 쏘나타 자율주행차에 탑재됐던 제품과 흡사하다.
얀덱스 러시아 본사는 지난 2019년 3월 현대모비스와 함께 딥러닝 기반의 자율주행 플랫폼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4개월 뒤인 그해 7월 쏘나타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이듬해에는 별도로 자율주행 법인(얀덱스 SDG)을 설립해 지난해 1월 KT와 자율주행차, 자율주행 로봇 협약 체결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얀덱스는 미시간주 내에 운행됐던 자율주행차 운행을 중단시켰고, 이후 별다른 자율주행차 관련 소식을 내놓지 못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얀덱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적이 있지만, 최근 얀덱스 간 협업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지는 않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KT 관계자는 "얀덱스코리아의 사명이 AV라이드코리아로 변경되도 자율주행 로봇 협력 계획은 계속 유지가 될 것"이라며 "얀덱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로봇 제조 업체와 협력해 자율주행 배송 로봇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