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찰청 제2기동대 이양미 경장, “늦은나이 경찰 꿈 이뤄…딸에게 롤모델 되길”
학원서 아이들과 상담하며 경찰 꿈 키워
2년 6개월간 합격 위해 법 공부 등 노력
모두가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마음 갖고
따뜻한 경찰 목표로 시민들에 다가갈 것
“울산 시민 한 분 한 분을 세심하게 보듬을 수 있는 따뜻한 경찰이 되겠습니다.”
21일 제79주년 경찰의 날을 맞이한 가운데 학원 강사 출신으로서 딸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경찰이 된 한 엄마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울산경찰청 제2기동대 이양미(45) 경장.
이 경장은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만 40세였던 지난 2019년 9월 경찰에 입직, 5년 넘게 경찰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이 경장은 “학원에서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고충이나 가정사, 때로는 학교 폭력까지 알게 됐다”며 “선생님으로서 가르침을 주는 것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바른 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경찰이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부분이 크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늦은 나이였지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는 그에게 불안감으로 작용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이 경장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이 경장은 “2년 6개월 정도 공부했다. 빨리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기본적인 체력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는데, 면접관님들에게 경찰이 되고 싶다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어필하기 위해 법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장은 두 차례의 최종 불합격이라는 실패의 벽에 부딪혔다.
이 경장의 끝없는 도전에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큰 힘이 됐다.
경찰을 꿈꾸는 그에게 가족들은 걱정과 불안, 우려도 나타냈지만 ‘우리 아내니까, 엄마니까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보냈다.
특히 면접을 앞두고 딸에게서 온 장문의 메시지는 그에게 거대한 용기를 불어 넣어 줬다.
그는 “딸이 최종 면접 당일 아침에 ‘엄마가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던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집안일도 하는 와중에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동기부여가 됐다. 엄마를 가장 아끼고 존경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내와 힘을 얻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경장은 “최종 합격을 했을 때, 가족 모두가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경찰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 경장은 “딸의 꿈도 경찰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딸에게 ‘롤모델’이 됐으면 한다. 지금은 딸이 대학생인데, 복수전공으로 경찰행정학을 공부하고 있다. 근데 요즘은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 것 같더라”고 웃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울산에서 처음으로 혼성기동대가 신설되면서 현 근무지로 오게 됐다.
이 경장은 “기동대에 오게 돼 초반에는 부담감이 컸다”며 “하지만 ‘맏언니’ 역할을 하면서, 엄마와 같은 가교 역할을 하고자 집중했고 동료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끝으로 이양미 경장은 “현장에 나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누군가의 가족이다. 나 또한 그들의 가족이라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세심하게 다가가 보듬을 수 있는 따뜻한 경찰이 되고자 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