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낀 벤처처럼 와르르…삼성전자 주가는 왜 파랗게 질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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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달 사이 한국 주식시장을 파랗게 질리게 만든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다.
반도체 부문 실적이 호전돼, 2분기 영업이익(잠정치)이 10조4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1452.2%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던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것이란 전망이 최근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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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6만원대 밀리자 ‘뒷북’ 보고서
최근 두 달 사이 한국 주식시장을 파랗게 질리게 만든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이 마치 주가에 거품이 잔뜩 낀 벤처기업처럼 떨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올들어 연중 최고치(장중)를 기록한 7월11일 이후 9월13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8만7600원에서 6만4400원으로 26.4%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10.9%)의 갑절을 넘는다.
지수 하락에 끼친 영향은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522조9천억원에서 384조4천억원으로 138조5천억원 감소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감소분(262조3천억원)의 52.8%를 차지한다. 전체 하락분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가 끌어내린 셈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삼성전자 매도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9월13일까지 누적 7조160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들의 순매도 규모는 2조720억원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추석 연휴 전날인 13일 하루에만 784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9월3일 이후 9거래일 동안 4조716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투매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반도체 부문 실적이 호전돼, 2분기 영업이익(잠정치)이 10조4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1452.2%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던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것이란 전망이 최근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주가가 9월5일 종가 6만9천으로 6만원대까지 내려온 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낮춰잡은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았다. 11개 증권사 가운데 9곳이 7∼8월 사이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하향 수정했다. 목표가격 평균치는 11만2455원에서 9만7909원으로 12.9% 내려왔다. 가장 많은 5개 증권사가 10만원을 새 목표가로 제시했다. ‘6만 전자’가 현실화된 뒤 나온 이같은 증권사 분석 보고서에 대해 ‘뒷북’이라는 투자자들의 불만의 소리도 높다. 증권사들은 목표가격을 낮추기는 했지만, 주가가 이미 ‘과매도’ 국면에 있다며 대부분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비엔케이(BNK)투자증권은 10만2천원(7월5일)에서 크게 낮춘 8만1000원으로 가장 낮은 목표가격을 제시했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과 함께 “미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중국 수출 제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중국 고객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에는 불리할 전망”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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