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9조' 美 '아르고AI' 폐업…자율주행업계 '퍼펙트스톰' 될까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지난달 말 글로벌 자율주행 업계에서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자율주행업체 '아르고AI'의 폐업 결정이다.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으로부터 총 36억달러(약 4조9856억원)의 투자를 받은 아르고AI는 2016년 창업 이후 6년 만에 문을 닫는다.
구글 '웨이모', GM '크루즈'와 함께 자율주행 선두주자로 손 꼽히는 아르고AI의 폐업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그동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있을만큼 자율주행 기술은 투자 대비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 못했다. 조(兆) 단위의 자금이 자율주행 시장으로 빨려들어갔지만, 당초 2021~2022년 완성을 기대했던 레벨4 자율주행 시대는 열리지도 못했다.
자율주행 산업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분야로 구분된다. 소프트웨어는 △풀스택(Full-Stack) △측위 및 매핑 △원격제어 △시뮬레이션, 하드웨어는 △라이다 △카메라 프로세서로 나뉜다.
아르고AI의 사업모델은 풀스택이다. 풀스택은 자율주행과 관련된 운영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룬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분야 중에서는 가장 까다롭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판단하고 제어하는 일까지 종합적으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풀스택의 목표는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레벨4 자율주행이다. 레벨4 자율주행은 높은 완성도를 요구로 한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상용화도 더디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2017년 아르고AI에 투자했을 때만 해도 2021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결국 포드와 폭스바겐은 아르고AI와의 결별을 선언했고, 인수처를 찾지 못한 아르고AI는 폐업을 결정했다.
그러나 아르고AI 폐업을 이같이 확대 해석하긴 이르다. 한 벤처캐피탈(VC) 임원은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상용화가 요원한 완전 자율화 대신 유인 반자율주행이라는 더 현실적인 목표로 선회한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분야별로 투자 수요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완전 자율주행에 집중하는 풀스택에 대한 투자는 줄어드는 반면 측위 및 매핑, 원격제어, 시뮬레이션 등 소프트웨어 분야와 라이다, 카메라 프로세서 등 하드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AI(인공지능) 기반 객체 인식 솔루션을 개발한 스트라드비젼은 지난 8월 1076억원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 ZF와 글로벌 3대 자율주행 기업인 미국 앱티드 등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3D(3차원)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서울로보틱스도 지난 9월 진행한 시리즈B 라운드에서 30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다른 VC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업들은 이미 실적을 내고 있고, 자율주행 이외 다양한 영역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반면 풀스택은 로보택시 같은 자율주행 서비스를 개시하지 못하면 실적을 낼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풀스택의 또다른 문제는 사업 확장이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평지가 많은 제주 지역에서 학습한 자율주행 AI를 언덕이 많은 강원도 지역에 바로 투입시킬 수 없다. 웨이모와 바이두 '아폴로'가 특정 지역에서만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완성차 기업만 하더라도 레벨2, 레벨3, 레벨4 등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꾸준한 실적을 내고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층위의 기술과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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