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여학생 '생존 수영' 수업 꺼린다

환복 과정 신체 노출 창피함 느껴
가상현실 활용 수업 등 대책 필요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인천일보DB

인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존 수영' 수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고학년 여학생들이 실기 교육을 꺼리고 있어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수업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은 총 10시간 이상 생존 수영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은 이론과 실기로 나뉘며 이 중 실기가 8시간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시교육청의 생존 수영 관련 예산은 58억원이며 학생들은 각 학교에서 선정한 수영장에서 실기 수업을 받게 된다.

앞서 교육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존 수영 수업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초등학교 5~6학년 여학생들의 실기 수업 참여율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사춘기와 2차 성징을 겪는 학생들이 옷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신체가 노출되거나 수영복을 입어야 하는 것에 창피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실기 수업을 안 받기 위해 당일 교외 체험 학습을 신청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연수구 A 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전체 여학생 75명 중 14명이, 6학년 전체 여학생 90명 중 12명이 각각 실기 수업 당일 교외 체험 학습을 갔거나 결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용 옥련초 교사는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실기 수업 참여를 독려하면 자칫 강요로 비쳐 학부모와 교사 간 갈등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 저학년의 실기 수업 시수를 늘리거나 가상·증강현실을 활용한 수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년별로 생존 수영 실기 수업 참여율을 집계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부터 생존 수영 교육 10시간 중 실기와 이론 비율을 학교 또는 학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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