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비비테크가 자사주와 전환사채(CB)를 활용해 부진을 버티기 위한 재무 체력을 확보했다. 해마다 거듭된 대규모 영업손실로 자본잠식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이에 대응할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비비테크는 2022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해 자본을 확충했으나 매년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재무 상태가 나빠졌다. 자기자본은 2022년 말 221억원에서 2025년 3분기 말 75억원으로 66.06% 급감했고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38억원에서 34억원으로 75.36% 줄었다.
로봇부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상연구개발비 부담은 크지만 손익분기점(BEP)만큼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2년부터 2025년 3분기 말까지의 누적 영업손실은 203억원에 달한다. 에스비비테크 측은 올해도 연간 4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을 활용해 자본을 확충하면서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에스비비테크의 자사주는 21만2890주(자사주 보유비율 3.36%)이며 이를 12월 1주당 3만8048원에 모두 처분해 81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자사주 처분으로 확보한 유동성은 운영자금과 설비투자에 활용된다.
또 최대주주인 케이피에프가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재무 상태가 개선됐다. 케이피에프는 에스비비테크가 2023년 3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을 때 100억원(32만1543주)을 소화했으며 이달 10일 전량에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CB는 장부에 부채로 잡히지만 주식으로 전환되면 자본으로 반영된다. 이에 따라 에스비비테크의 재무가 개선되면서 향후 자금조달이나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부품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시점에서 최대주주가 지분을 늘린 점은 성장에 대한 우호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케이피에프는 전환청구권 행사로 보통주가 232만1230주에서 264만2773주로 증가하며 주권 비율이 37.59%에서 39.71%로 2.12%p 상승했다.
다만 오너 측인 송무현 송현그룹 회장과 송수민 송현홀딩스 경영총괄, 송승현 씨 등 3명은 CB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들은 에스비비테크가 300억원의 CB를 발행했을 때 58억원 규모로 인수했으나 지난해 상반기 중 중도 상환받았다.
에스비비테크에 대한 케이피에프의 지원 여력은 개선되고 있다. 케이피에프의 자기자본은 2023년 말 2340억원에서 2025년 3분기 말 2685억원으로 14.74% 증가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5년 3분기 말 273억원으로 2024년 말 199억원 대비 37.19% 늘었다.
앞으로의 관건은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CAPEX) 등을 회수하기 위한 수익성 확보다. 주식을 활용해 턴어라운드까지의 시간을 번 가운데 매출 확대 등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2027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비비테크 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현금은 약 100억원으로 올해 예정한 투자와 운영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자금 조달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충분한 운영 여력을 확보한 상태로 로봇사업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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