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5시 통금’ 충돌…“주민보호” vs “장사 접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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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가 되면 이곳에서 나가셔야 합니다."
중국인 단체관광 무비자 입국 시행 첫날인 지난달 29일과 추석 연휴 뒤인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서는 종로구청과 인근 상인들의 갈등이 극에 달한 모습이었다.
20여 명으로 구성된 북촌상인회는 지난달 초 서울행정법원에 '전세버스통행제한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상인들과 종로구청은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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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시간·전세버스 진입 통제
소음 피해·관광객 무질서 예방
상인 “中단체 무비자 체감 못해
일몰 시간 맞춰 탄력 운영해야”

글·사진=전세원 기자
“오후 5시가 되면 이곳에서 나가셔야 합니다.”
중국인 단체관광 무비자 입국 시행 첫날인 지난달 29일과 추석 연휴 뒤인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서는 종로구청과 인근 상인들의 갈등이 극에 달한 모습이었다. 종로구가 주민들의 소음 피해와 관광객의 무질서를 막기 위해 북촌로11길 일대를 ‘레드존’으로 지정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관광객 방문을 허용하면서 일대 상점들의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되는 탓에 레드존 입구에서부터 인증샷 명소인 북촌로11길 일대까지 올라가는 골목에 자리한 상점들에는 ‘관광시간제한’과 종로구청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었다.
실제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구청 소속 ‘북촌보안관’들은 레드존 일대에서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구역’ 등의 문구가 쓰인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뒤 국내외 관광객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이곳 한옥 사이로 보이는 N서울타워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던 관광객들은 북촌보안관들의 안내를 받은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10일 레드존에서 만난 프랑스인 아담 라칼(26)은 “동아시아의 문화를 배우고 싶어 한옥마을에 왔는데 조용히 있어도 나가야 한다니 슬프고 아쉽다”면서 “오후 7∼8시까지는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보안관들은 단순 관광객이 아닌 한옥마을 내에 투숙하는 관광객에 대해선 ‘룸키’ 등을 확인한 뒤 레드존 내 진입을 허용하고 있었다.
발걸음을 옮기는 관광객들을 바라보는 상인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일대 상인들은 관광시간제한을 시행하기 전보다 매출이 20∼40%씩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1일부터는 종로구가 북촌 일대에 전세버스 통행마저 제한하기 시작하면서 상인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인 단체관광 무비자 입국 특수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열풍을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가회동 토박이인 김충식(64) 북촌상인회장은 “일몰시간에 맞춰 관광시간 제한을 탄력적으로 운영했으면 하는데 종로구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면서 “전세버스 출입마저 막으면서 단체 관광객으로 먹고 사는 한복 대여점과 식당 등은 장사를 접을 판이다”라고 말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종로구는 북촌에 진입한 전세버스에 대해 과태료 30만 원(2차 40만 원, 3차 50만 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20여 명으로 구성된 북촌상인회는 지난달 초 서울행정법원에 ‘전세버스통행제한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상인들과 종로구청은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북촌상인회는 지난 5월 7일부터 매주 수요일 종로구청 일대에서 집회시위를 열고 있는데, 오는 15일부터는 장소를 옮겨 레드존 내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종로구는 계절별 방문 제한 시간 차등적용 방안도 정책 설계 과정에서 검토했으나, 전문가 자문과 함께 주민·상인, 여행업계 등 다수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공청회를 거쳐 운영시간을 통일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종로구 측은 “주민들은 오히려 관광객 방문 제한을 강화해달라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고, 주말과 공휴일엔 방문을 아예 제한해달라는 요청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직은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현재의 정책 효과가 충분히 검증될 때까지 당분간 현행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종로구는 향후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면밀히 수렴해 균형잡힌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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