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단체, 성과급 합의안에 법적 대응 예고… "배당가능이익 침해"

정진명 기자 2026. 5. 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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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위법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세전 영업이익의 12%를 적산·할당하는 방식의 노사 합의는 위법하다"며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주주운동본부는 노사가 마련한 성과인센티브 (OPI 1.5%)와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10.5%) 등 세전 영업이익의 12% 상당을 성과급 재원으로 묶어두는 방식이 주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급 시점이 세후라 할지라도 산정 기준이 세전 영업이익에 연동되는 이상 위법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단체는 사측 이사회가 이번 합의안을 가결할 경우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즉각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이사들을 상대로 주주의 이익을 저해한 '충실의무 위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청구 주주대표 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주총회 절차를 무시한 단체협약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과 무효 확인 소송, 위법 파업 참여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함께 진행한다.  

주주운동본부가 제시한 위법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영업이익은 국가 조세권을 고려해 법인세를 우선 공제해야 하므로 세전 산정은 부당하다는 점이다. 둘째, 세후 단계에서도 상법 제462조 제1항에 따른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우회해 자금을 유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위험을 감수한 주주들에게 분배 권리가 귀속되는 만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체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나온 "세금 공제 전 영업이익을 임의 분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정부 발언을 법적 근거로 뒷받침했다.

이에 단체는 네이버 카페와 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주주명부를 확보하고 전국적인 소송인단 모금 및 결집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 긴급조정권 발동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성과급 잠정 합의안에 반발하는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주주 단체인 '삼성전자 주주행동 실천본부'도 이날 오전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고 노조를 정조준했다. 

실천본부는 집회에서 "정밀한 납기 준수가 생명인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악용해 노조가 국가 경제를 인질로 삼았다"며 "이러한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이미 글로벌 경쟁사들에 막대한 반사 이익을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노조가 이번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부결시키고 생산 차질을 유발하는 파업을 밀어붙인다면, 정부는 즉각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국가 기간 산업의 파업 리스크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천본부 측은 "국가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산업에 한해, 파업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노동조합법 개정안 등 관련 입법 조치를 정치권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파격안에 잠정 합의하며 파업 위기를 넘겼지만, 주주들이 "주주에게 돌아갈 몫을 무단으로 침해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법적 공방 국면을 맞게 됐다. 

정진명 기자 jeans20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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