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아닙니다…" 여름철에 먹기 딱 좋은 '한국 해산물'

구이, 무침, 탕 등 어떤 방식으로도 요리해도 잘 어울리는 '맛조개'
깊은 감칠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지닌 한국 해산물 '맛조개'. / sarin nana-shutterstock.com

여름철 바닷가를 걷다 보면 발밑에서 작은 기포가 보글보글 솟아오르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갯벌이나 모래사장에 나 있는 조그마한 구멍에서 바닷물이 피어오르듯 나올 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살아 있는 무언가가 숨어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이 구멍에 소금을 살짝 뿌려주면 잠시 후, 기다렸다는 듯 길쭉한 무언가가 몸을 드러낸다.

이 해산물은 겉모습은 수수하지만, 부드럽고 쫄깃한 속살과 입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 그리고 바다 내음을 가득 품은 깊은 감칠맛으로 예로부터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왔다. 특히 조리법에 따라 그 풍미가 달라져 구이, 무침, 탕 등 어떤 방식으로도 요리해도 잘 어울린다.
이는 바로 그 뛰어난 맛 덕분에 이름에까지 '맛'을 붙인 특별한 조개, 바로 '맛조개'다. 이에 대해 알아본다.

대나무를 닮은 길쭉한 조개 '맛조개'

대야에 한가득 담긴 맛조개. / Sophon Chuesai-shutterstock.com

죽합, 개맛, 참맛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맛조개는 이치목 죽합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섭식성 조개의 일종이다.
죽합과라는 종류는 마치 대나무를 닮은 조개라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실제로 맛조개는 길이 10~15cm, 너비 1.5cm 정도로 대나무처럼 가늘고 긴 원통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갈색을 띠고 있지만 표면이 벗겨지면 안쪽으로 광택이 나는 흰 껍질이 드러나기도 한다. 살은 옅은 붉은색이다.

맛조개는 우리나라에서는 전 연안에 분포하는 흔한 조개이며, 조간대부터는 수심 2m 전후의 모래바닥에 서식한다. 주로 바닥 표면에서 30cm 이상 깊이에 타원형의 구멍을 파고 숨어서 살기 때문에 입수공과 출수공이 압도적으로 길다.

몸 자체가 길쭉하고 좁은 원통형인데다 발도 굉장히 길어 땅을 파기에 좋도록 생겼기에 실제로도 땅을 매우 잘판다. 그 덕에 의외로 활동성이 정말 좋은데, 한 번 땅을 파기 시작하면 초속 1cm의 속도로 파고 내려가는 수준이다.

심지어 근육질의 발로 도움닫기를 하거나, 가리비처럼 헤엄도 칠 수 있어 서식지도 자주 옮기는 편이다. 그래서 의외로 잡는 난이도가 꽤 높은 축에 속하며, 맛조개를 잡을 때는 반드시 단번에 껍데기 부분을 잡아 꺼내야 한다.

생으로는 먹지 마세요… 맛조개 먹는 법

맛조개찜.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맛조개의 살은 맛살이라고 부르며, 식감이 매우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과 특유의 감칠맛이 있어 식용으로 자주 사용된다. 주로 삶거나 구워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야채와 함께 무쳐 먹는 경우가 많은데, 봉골레 파스타에 넣거나 술찜을 해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또한 돌솥밥이나 냄비밥을 지을 때 맛살을 넣어주면 특유의 바다 내음과 감칠맛이 밥에 잘 배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혹은 살짝 데친 뒤 볶음밥에 굴소스와 함께 넣거나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도 맛이 좋다.

특히 맛조개를 넣어 맛조개탕을 끓여 먹으면 그 맛이 깔끔하고 개운해 해장용으로 인기가 높은데, 실제로 조개에는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고 간을 해독해주는 타우린이 다량 함유돼 있어 숙취 해소에 매우 좋다.

맛조개를 잡은 뒤 바닷물에 씻어 즉석에서 회로 먹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 방법은 권하기 어렵다. 물론 맛조개는 원채 맛이 좋아 회로 먹으면 더욱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지만, 생 어폐류를 잘못 먹으면 장염비브리오균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식중독에 걸릴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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