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폭우 전까지 서울 '침수피해 예상지구' 한 곳도 없어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올해 8월 집중호우 전까지 지난 5년간 일명 ‘침수피해 예상지구’를 한 곳도 지정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침수피해 예상지구는 ‘5년 이내 1회 이상 침수가 되었던 지역 중 동일한 피해가 예상되는 지구’다. 지구 지정이 되면 지하 공간에 다수의 침수방지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18일 경향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서울시 25개구의 침수피해 예상지구 지정 내역을 보면, 2017~2021년 사이 침수피해 예상지구를 지정한 자치구는 한 곳도 없었다. 지난 8월 수도권 집중 호우 이후 금천구가 건물 913개를 침수피해 예상지구에 포함시켜 관리하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다른 서울 자치구들은 침수피해 예상지구를 지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행안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광주·대구·대전·세종·울산·인천·전남·제주·충남에서도 2017년부터 5년간 침수피해 예상지구로 지정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지난 8~9월 수도권과 포항 등 경북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반지하 주택과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인명피해가 발생한 후 침수피해 예상지구 지정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행안부 고시인 ‘지하 공간 침수방지를 위한 수방기준’(이하 수방기준)이 적용됐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방기준이 적용되는 지하 공간에는 배수펌프·역류방지 밸브·방수판 등을 설치해야 한다.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수방기준 적용 기준이 되는 침수피해 예상지구 혹은 침수위험지구 지정을 꺼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현재 수방기준이 적용되려면 침수피해 예상지구이거나 침수위험지구여야 한다. 침수피해 예방지구는 ‘5년 이내 1회 이상 침수가 되었던 지역 중 동일한 피해가 예상되는 곳’이다.
침수위험지구는 ‘하천의 범람이나 도로의 배수 불량으로 침수가 발생해 인명 및 건축물·농경지 등의 피해가 일어났거나 침수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서울의 경우 침수위험지구는 현재 11곳으로 이중 4곳은 곧 해제될 예정이다.
지구 지정 권한은 원칙적으로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지만 행안부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 자연재해대책법 12조6항을 보면, 행안부 장관은 자연재해 피해 위험이 있지만 침수위험지구로 지정하지 않는 지자체장에게 지구 지정을 권고할 수 있다. 행안부가 지난 8~9월 집중호우 전까지 침수피해 예상지구, 침수위험지구 현황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지난 8월 집중호우 때 피해를 입은 침수피해가구(1만9673가구) 중 62.9%인 1만2365가구가 반지하 가구였던 사실이 확인됐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침수피해가 가장 많았던 곳은 관악구(4813가구)였다. 이어 영등포구(4145가구), 동작구(3939가구), 구로구(2007가구), 강남구(1133가구), 서초구(1113가구)가 뒤를 이었다.
침수피해 반지하 주택을 보면 영등포구(3886가구)가 가장 많았다. 이어 관악구(2771가구), 동작구(1738가구), 서초구(1048가구)의 반지하 침수가구도 적지 않았다. 피해가 없었던 곳은 중구, 광진구, 성동구, 강서구 뿐이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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