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형 게임 전성시대…IP 확장 무기로 신작 경쟁 가속

(왼쪽부터 시계방향)스톤에이지 키우기, 윈드러너 키우기, 애니멀 버스터즈, 고양이와 스프 게임 이미지/사진=각 사

방치형 게임 인기가 이어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관련 신작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간편한 조작과 지속 성장 구조를 앞세운 장르 특성이 이용자 저변을 넓히면서 기존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확장 전략도 함께 강화되는 흐름이다.

흥행 IP에 방치형 입혀 글로벌 공략

최근 네오위즈는 누적 다운로드 8000만 건의 힐링 게임 '고양이와 스프' IP를 활용한 신작 '고양이와 스프 : 마법의 레시피' 글로벌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머지 플레이와 셰어하우스 요소를 새롭게 결합해 기존 팬과 신규 이용자를 동시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힐링 장르 특유의 세계관을 방치형 성장 구조와 접목해 장기 이용을 유도하는 구조로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위메이드맥스는 6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윈드러너'를 방치형 RPG로 재해석한 '윈드러너 키우기'를 필리핀·홍콩에 소프트 론칭했다. 단순 러닝 액션이었던 원작에서 벗어나 핵앤슬래시 전투와 콤보 시스템을 도입해 전투의 깊이를 더했다. 소프트 론칭을 통해 현지 이용자 반응과 수익성을 먼저 검증한 뒤 연내 글로벌 정식 출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이달 3일 전 세계 2억 명이 즐긴 '스톤에이지' 기반의 방치형 RPG '스톤에이지 키우기'를 출시했다. 원작의 친숙한 캐릭터와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대규모 덱 구성과 수집형 요소를 더해 전략성을 높였다. 간편한 자동 전투 시스템을 앞세워 기존 팬층뿐 아니라 방치형 장르에 익숙한 캐주얼 이용자까지 흡수하고자 한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단순 방치형 넘어 장르 융합으로 진화

게임사들이 방치형 장르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구조적 강점이 있다. 복잡한 조작 없이 짧은 시간만 투자해도 캐릭터 성장을 체감할 수 있어 캐주얼 이용자 유입에 유리하다. 자동 진행 구조는 이용자가 게임을 실행하지 않는 시간에도 성장이 이어지도록 설계돼 자연스럽게 재접속을 유도한다.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도 장기 이용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개발사와 퍼블리셔 모두에게 매력적인 수익 구조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이 같은 방치형의 강점에 다른 장르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형태가 빠르게 늘고 있다. '윈드러너 키우기'가 핵앤슬래시 전투를, '고양이와 스프 : 마법의 레시피'가 머지 플레이를 각각 결합한 것처럼 액션, 퍼즐, 수집형 요소를 더해 단조로운 플레이를 보완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장르 편의성은 유지하면서 콘텐츠 깊이를 더하는 방식으로 이용자 이탈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IP 확장 플랫폼으로서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검증된 캐릭터와 세계관을 기반으로 장르만 바꿔 재출시하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도 기존 팬과 신규 이용자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치형 장르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IP 비즈니스의 확장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라스트워:서바이벌(Last War: Survival)'은 2024년 한 해 동안 월 매출이 3000만 달러에서 1억3800만 달러로 약 360% 증가했다./사진=센서타워 보고서 갈무리

매출 안정성도 입증…"당분간 주류"

방치형 게임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뒷받침된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RPG 장르 내 방치형 RPG의 매출 비중은 2020년 1.7%에서 2024년 16%로 급성장했다.

실제 매출 성과도 뒤따르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라스트워:서바이벌(Last War: Survival)'은 2024년 한 해 동안 월 매출이 3000만 달러에서 1억3800만 달러로 약 360% 증가했다. 단기 흥행보다 매출과 이용자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패턴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인텔로에 따르면 글로벌 방치형 게임 시장은 2024년 25억 달러 규모에서 2033년 61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치형 게임은 개발 효율과 글로벌 통용성을 동시에 갖춘 장르"라며 "기존 IP와 결합하기 쉬운 구조 덕분에 주요 게임사의 신작 라인업에서 빠지기 어려운 선택지가 됐다. 당분간 이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이담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