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테오젠이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젠과의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하며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시장은 올해 초 기대 대비 작은 계약 규모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던 흐름 속에서 등장한 대형 딜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내준 이후 반등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반복되는 LO에도 불구하고 실적 변동성과 수익구조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올해 추가 이벤트에 이목이 쏠린다.
대형 LO 체급 회복, 반등 기대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바이오젠과 ALT-B4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바이오의약품 2개 품목의 개발·상업화를 위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알테오젠은 체결 이후 2000만달러(약 300억원)의 선급금(업프론트)를 수령했으며 두 번째 품목 선정 시 100만달러(약 150억원)를 추가 수령한다. 마일스톤은 최대 5억4900만달러(약 8226억원)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시총 경쟁에서 다시 순위 반등에 대한 기대심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거래가 투자심리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번 계약을 연초 훼손됐던 대형 LO 기대를 복원하는 이벤트로 평가한다. 계약 규모가 최근 시장이 요구하던 수준에 근접하면서 밸류에이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코스닥 시총 1위를 유지하다가 올해 4위까지 밀린 뒤 이번 딜 이후 2위까지 회복했다.
글로벌 빅파마인 바이오젠을 신규 파트너로 확보했다는 점도 기술 신뢰도 유지 측면에서 의미가 부여된다. 그동안 알테오젠의 주가를 부양했던 '호재'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빅딜'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 영국 메디뮨과의 LO 계약 △미국 메디뮨과의 LO 계약 △머크앤샤프앤돔(MSD)와의 LO 계약 마일스톤 달성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오젠은 그동안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파트너사 리스트에 없던 새로운 기업이다.
실제로 계약 발표 직후 주가도 곧바로 반응했다. 알테오젠의 주가는 공시 전날인 24일 35만5500원으로 장마감한 이후 공시 당일인 25일에는 35만8500원, 익일인 26일에는 38만1000원으로 장마감했다. 27일에도 같은 가격이 유지됐다. 연초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뒤 이같이 반등하자 주주 종목토론방에서도 이번 거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연이어 쏟아졌다.
기대 대비 작은 딜, 주가 급락

시장이 이번 거래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올해 들어 나타나는 주가 하락세가 있다. 올해 1월2일 45만7000원으로 시작한 알테오젠의 주가는 같은 달 15일 47만500원으로 올랐다가 16일에는 51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19일 49만6000원, 20일 48만1000원으로 40만원 후반대를 이어가다가 21일 37만3500원으로 급락했다. 현재까지도 30만원 후반대에 머물러 있다.
주가 하락세의 원인으로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실제 거래 규모 간의 괴리'가 지목된다.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보였던 1월16일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2026)이 열렸던 날이다. 이날 전태연 대표는 발표 후 기자단과 만나 "추가 계약이 임박했다"며 "현재 조율하고 있는데 이르면 다음 주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1일 공시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자회사 테사로와의 거래 규모가 최대 2억8500만달러인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 반응이 급랭했다. 앞서 주가를 이끌어왔던 글로벌 빅파마와의 거래는 △비공개 글로벌 제약사(최대 13억7300만달러) △MSD(최대 43억1700만달러) △메디뮨(최대 13억5000만달러) 등이다. 전 대표가 JPM2026에서 "그동안 체결했던 계약과 비슷한 규모"라고 밝힌 것과도 대비를 이뤘다. 그의 발언에 비해 규모가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주주와 회사 간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난다. 알테오젠의 지분 5.05%를 보유한 2대주주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최근 누리소통망(SNS)에 "1년여간 주가 정체와 변동성 등 기업가치 하락을 막지 못한 경영진의 안일함을 묻겠다"고 썼다. 3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김향연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도 반대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ALT-B4 의존, 수익구조 변수

이번 반등이 일시적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추가 LO와 실질 매출 확대가 동시에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알테오젠의 수익구조는 계약 규모와 실제 실적 반영 시점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한다. 주요 수익 창출원은 업프론트, 마일스톤, 로열티로 구성돼 있어서다. 최근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사실상 LO에 의존하는 구조라는 한계도 병존한다.
실제로 그동안 회사는 LO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매출은 2021년 387억원에서 2025년 2159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도 152억원 적자에서 1069억원 흑자가 됐다. 210억원에서 587억원으로 늘어난 판매관리비와 대비되며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지난 5년간 ALT-B4 LO 수익이 △2021년 31% △2022년 25.9% △2023년 86.3% △2024년 73.6% △2025년 78.5% 등을 차지하며 특정 제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우려돼왔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호재 이벤트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반등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올해 2건의 LO 계약으로 1분기에 수령하는 업프론트만 595억원인 데다가 키트루다 SC의 미국 보험코드(J코드) 적용에 따른 처방 확대, 지난해 12월 체결된 옵션 계약의 본계약 전환 가능성, 특허취소심판(PGR) 결과 확인 등 추가 이벤트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선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 계약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그 외에도 호재는 더 남아 있다"며 "미국 보험코드가 4월 발효되니 키트루다 큐렉스의 처방 수 증가를 5월 중순경 확인하고, 작년 12월26일 옵션 계약의 본계약 진행 및 6월2일경 PGR 심리 결과를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분쟁 진행상황은 여전히 MSD에 유리한 분위기고 빅파마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으니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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