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누군지도 몰랐는데 3편이나 찍은 유명 배우

1993년 연극배우로 첫 데뷔한 이후 무대 연기만 해오다가 영화 박하사탕의 조연으로 매체 연기 데뷔를 한 이래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에서 단역, 조연, 주연 역할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하며 영화계에서 입지를 다졌습니다.

올해 54세인 배우 유승목은 SM C&C 소속으로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사, 석사를 수료했습니다. 그는 봉준호 감독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수사팀 주위를 맴돌며 기삿거리를 찾던 박 기자 역을 맡았습니다. 영화 괴물에서 남일(박해일 분)과 노숙자(윤제문 분)을 태우던 택시기사, 그리고 <해무>(<해무>는 봉준호 기획・제작.)의 광기 어린 경구까지 유승목은 봉준호 감독 영화에만 세 번 출연 했습니다.

살인의 추억은 단역이라 존재감은 미비하지만 그만큼 그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극 중 그는 지방 기자로 정장 차림에 커다란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수수한 모습이 사뭇 지금과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살인의 추억' 각본을 썼던 심성보 감독이 사진 기자로 그와 깜짝 호흡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심 감독과는 '해무'로 다시 인연을 맺었습니다. 

배우 유승목은 "그땐 뭐가 뭔지도 잘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봉준호 감독님이 누군지도 잘 몰랐어요. 회차가 별로 안 됐는데 생계를 위해선 뭐라도 해야 했죠. 참, 봉 감독님과 미팅을 했을 때 '저랑 생일이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알았는데 생년월일이 다 똑같더라고요. 하하. 참 훌륭한 감독과 연이 닿아서 시작을 잘했던 작품이죠."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봉준호는 충무로 대표, 세계적인 거장이지만 그때만 해도 데뷔작만 내놓은 신인이었습니다. 유승목은 인터뷰에서 "둘 다 사회 초년생이나 다름없었다. (웃음) 기본적으로 봉준호 감독님은 배우에 대한 배려심이 컸다. 현장에서 큰소리치는 법이 없었다. 가끔 명장면이 나오면 흥분한 감탄사가 전부다. 10년 후 감독이 아닌 제작자와 배우로 만났는데 변한 게 없었다. 예전과 똑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무' 촬영 때 봉준호 감독님은 '설국열차' 관련 일정으로 바빴다. 매일 올 순 없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현장에 들러 응원해 주셨다. 굉장히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쪼개 오시더라. 제작자라고 나서지 않고 묵묵히 지켜봤다.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감독들이 다시 찾는 배우로 유명한데, 봉준호 감독 말고도 조성희 감독의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허진호 감독의 <외출> <행복>에 출연하는 등, 한 번 호흡을 맞춘 감독들과 연달아 작업했습니다. 또 다른 대표작으로 <터널>에서 터널에 갇힌 정수(하정우 분)를 당장 구하는 것보다 최장 고립 기록이 더 중요한 조 기자를, <1987>에서는 박 처장(김윤석 분)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악행을 저지르는 유 과장을 연기했습니다.

지금까지 60편도 넘는 작품에 참여하며 꾸준히 활동해온 유승목은 영화 염력, 악인전, 유체이탈자, 헤어질 결심, 대외비, 비공식작전 등과 드라마 용팔이, 보이스 2, 넷플릭스 킹덤, 보이스 3, 어느날, 형사록, 무빙 등에 출연하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습니다.

배우 유승목은 무빙에서 초능력은 발달된 후각으로 사람들을 찾고, 정보 수집하는 능력이 뛰어난 학교 교장 조래혁 역을 맡았습니다. 무빙에서 킁킁거리는 습관의 엄청난 연기력으로 비호감 캐릭터를 살려내며 사람들의 짜증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유승목은 MBC 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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