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이 주는 순수한 위로를 찾고 싶을 때,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고요한 초원은 그 자체로 완벽한 여행지가 된다.
강원도 평창의 육백마지기와 육십마지기는 해발 1,2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푸른 목초지와 흰 꽃의 물결이 어우러지는, 초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감성적인 풍경을 품고 있다.
하얀 샤스타데이지가 수놓은 이국적인 풍경과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 그리고 자연 속 여유는 6월의 일상에 진한 쉼표를 선물한다.
육백마지기

평창 청옥산 자락에 위치한 육백마지기는 그 이름처럼 ‘육백 말을 뿌릴 수 있는 넓은 땅’이라는 뜻을 지닌다.
해발 1,250m에 자리한 이곳은 축구장 여섯 개 크기의 드넓은 평원으로, 초여름이 되면 하얀 샤스타데이지가 초록 초원 위를 덮으며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이 풍경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고산지대의 이국적인 매력으로, 많은 사진 애호가들에게 ‘한국의 알프스’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산 능선을 따라 설치된 20기의 대형 풍력발전기는 자연과 어우러지며 장관을 이루고, 그 중심에 있는 청옥산 전망대는 육백마지기를 가장 탁 트인 시선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다.
소박한 2층 정자 형태지만, 하늘과 바람, 꽃과 풍력발전기의 조화가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더불어 무장애 나눔길이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편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육십마지기

육백마지기에서 차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육십마지기’는 산너미목장 안에 자리한 소규모 자연 명소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더 아늑하고 조용하다.
사람들의 발길이 덜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평화롭고 조용한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산너미 산장에서 시작되는 숲길은 30분이면 충분하지만, 그 짧은 여정 속에서 짙은 소나무 숲의 향기와 함께 걷는 길은 도시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깊은 위로를 전한다.
걷다 보면 방목된 흑염소들이 불쑥 나타나고, 이 조용한 동행은 육십마지기만의 특별한 매력을 더한다. 양달 소나무 아래 놓인 벤치는 짧은 산행을 마무리하며 진정한 쉼의 시간을 선물해준다.

육십마지기의 여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면, 산너미목장에서의 하룻밤을 추천한다.
이곳은 조용한 자연 속에서 차박이나 캠핑이 가능한 공간으로, 인공의 소음 대신 바람과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해가 지고 나면 고요한 숲 위로 별이 떠오르고, 맑은 날엔 별빛이 초원을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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