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잡아야"…이재용 삼성 회장이 눈독 들이는 신사업은

백유진 2024. 10. 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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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MLCC 해외 생산거점 찾아 '기회 선점' 강조
고성능 전장용 MLCC 수요 급증…미래먹거리 집중 육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시장 확대를 통해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키울 전망이다. 특히 이 회장은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전장 관련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장 사업 속도내는 이유는

7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기 경영진들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본 뒤 △AI(인공지능)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 선점'을 당부했다. 이후 칼람바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삼성전기는 국내 수원과 부산사업장은 연구개발 및 신기종·원료 생산, 중국 톈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은 대량 양산기지로 운용하고 있다. 1997년에 설립된 필리핀 생산법인은 2000년부터 IT용 MLCC, 인덕터 등을 생산해 왔다.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에는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등 부산, 톈진 생산법인과 함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성장했다. 여기 더해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기 MLCC 제품./사진=백유진 기자 byj@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해,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특히 스마트폰에 IT용 MLCC가 1000개 정도 탑재되는 것에 비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3000개~2만개가 탑재된다. IT용 MLCC와 달리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에 가격도 3배 이상 높다. 이에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장 MLCC 시장은 지난해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가 전장용 MLCC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전체 사업 중 전장 관련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게 최종 목표다. 올 3월 주주총회에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같은 새해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한편, 중국과 필리핀은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미래 신사업 '진두지휘'

삼성전기의 전장 사업 확대에는 이재용 회장의 의중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이 회장은 수시로 △부산 △톈진(中) △수원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고부가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과 2022년 부산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2020년 당시 이 회장은 부산 사업장을 방문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언급했다. 이어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 제공

이 회장은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초격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경영자들과 만남을 갖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해 이 회장은 일론 머스크 CEO를 만나 차량용 반도체 등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자동차 전장·오디오 전문 업체 하만을 인수한 것도 전장 사업 확대를 위한 밑작업이었다. 삼성은 지난 2016년 '디지털콕핏'(디지털 계기판)과 카오디오 분야 세계 시장 1위 기업인 하만을 인수합병 한 바 있다. 인수 첫해인 2017년 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인 성장 흐름을 탔다. 작년 하만은 연간 매출 14조3885억, 영업이익 1조173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나아가 삼성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을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등의 전기차 부품 가치사슬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전자 부품 계열사의 역량을 집결해 전장 사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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