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신사, 무의결권株 정관 만든다…IPO 후 투자 유치 '포석'

사진 제공=무신사,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무신사가 무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손질한다. 무의결권주식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하지 않고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라는 점에서, 무신사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 이후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이를 위한 정관 개정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주식시장 상장 후 절차가 복잡해지기 전에 미리 준비를 마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이번 달 31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무의결권 종류주식 발행 근거 조항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무의결권주식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 등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주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외부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면서도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시 상장 계획이 있는 무신사로서는 그전에 제도를 정비해 두면 주주가치 훼손 논란을 피할 수 있다. IPO 이후 투자자가 다양해진 상황에서 대량의 무의결권주식을 찍으면 경영권 방어용이라는 논란을 키울 소지가 있다. 의결권 없는 우선주 등 무의결권주식은 의결권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경영권 희석을 막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무신사의 최대주주는 조만호 대표이사로 전체 지분의 52.0%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보유 지분은 52.7%에 달한다.

또 정관 변경이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란 점도 움직임을 재촉했을 요인으로 꼽힌다. 상장 후 주주 수와 이해관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 정관 변경이 훨씬 복잡해질 수 있어서다.

상법상 특별결의는 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 3분의2 이상, 그리고 발행주식총수 3분의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1 이상 찬성이 필요한 보통결의보다 요건이 까다롭다. 보통결의에 비해 더 중요한 안건인 만큼 더 엄격한 조건을 요구한다는 취지로, 정관의 변경을 비롯해 △이사·감사의 해임 △분할·합병 △자본금의 감소 △회사의 해산 또는 계속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아울러 무신사는 이번 주총에서 무의결권주식 조항 외에도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근거를 신설하는 정관 개정도 함께 논의할 전망이다. 해당 조항에는 △자금 조달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인수합병 등 필요 시 자기주식을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다.

IB 업계 관계자는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이기 때문에 상장 후 이해관계자가 많아지기 전에 정비해 두는 것"이라며 "이번 무신사의 조치는 오너의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자금 유치에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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