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로 돌아왔습니다"..'노란 바람개비'가 반기는 노무현시민센터 가보니
“노짱이 보고 싶어서. 그리워서. 흔적 좀 보려고 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기리기 위해 문을 연 서울 종로구 원서동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노무현시민센터). 개관 후 첫 주말인 25일 이 곳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빠 품에 안긴 어린아이, 모자를 눌러 쓴 어르신, 노트북을 들고 와 일을 하는 시민 등 각양각색이었다.
노무현시민센터 지하에는 시민들을 위한 다목적홀과 미디어센터가, 지상층에는 강의실과 기념품점, 카페 등이 들어섰다. 지하 3층, 지상 3층 건물 외벽에는 뒷자리에 손녀를 태운 채 자전거를 타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과 ‘노무현입니다. 종로로 돌아왔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1층 입구에는 센터 개관을 기념한 ‘시민 참여 팝아트’가 전시됐다. 투명 유리에는 ‘대통령님 뵈러 부산에서 다녀갑니다’ ‘대통령님 보고 계시죠. 대구에서 왔습니다. 하늘에서 기분 좋~다고 하실 것만 같습니다’ ‘당신은 없지만 당신의 뜻은 이렇게 살아 숨쉽니다’ ‘깨어 있는 강물이 되겠습니다’ 등 메시지가 빼곡했다.
제주도에서 노무현시민센터를 보기 위해 올라왔다는 현향미씨(51)는 “봉하마을 찾아뵌다는 마음으로 시민센터에 기부했다”며 “코로나19 이후에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노무현재단에는 (후원을) 끊지 않았다. 힘들지만 같이 잘 버티자는 마음으로 후원했다”고 말했다.
15개월 딸과 함께 온 한종빈씨(29)는 노 전 대통령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며 “노 대통령이 가장 인간적이고 사람다운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하 1층에서 만난 김성수씨(52)는 아들 유성군(13)과 함께 왔다. 김씨는 “(노 대통령은) 국민들을 바른 생각과 바른 가치관을 갖게끔 만들어준 지도자”라고 했다.
박혁씨(56)는 “노짱이 보고 싶어서. 그리워서. 흔적 좀 보려고 왔다”고 했다. 그는 “정말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대통령이지 않았나”라며 “뼈에 사무칠 정도로 그립다. 수많은 사람이 그리워하지 않나”라고 했다.
노무현시민센터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이던 2019년 설립이 추진돼 지난 23일 개관했다. 개방시간은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이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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