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낡은 주방'을 고친 결과는 정말 놀랍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이들과 흙을 빚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작은 브랜드를 운영하기도 하는 N잡러 기쁨(@hhhhiniii)입니다. '20대의 끝자락에 오직 나만을 위한 공간에 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생애 첫 독립을 하게 되었어요. 아무런 연고도 없이 멀리 떨어진 곳이었지만 이 집만 보고 새로운 동네에 정착하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너무나 사랑하는 제 동네, 홍제동 작은 이층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도면

제 작은 집은 3층 빌라의 맨 위층이구요. 복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계단과 화장실이 보이구요. 특이한 점은 주방이 방 안에 있다는 점이에요. 셀프 인테리어를 할 때 가장 많은 애정을 들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Before

처음 집을 보러 가서 안방 창문 너머 보이는 이 뷰를 보고 여기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큰 창이 있는 집에 살아보고 싶었거든요. 봄에 이 창문으로 아카시아 향이 가득 들어온다는 주인분의 말에 홀랑 마음을 뺐겨 버렸습니다.

주방 Before

옛날 주방은 파란 벽지부터 감성이라곤 하나도 찾을 수 없는 곳이었어요. 이 벽지는 꼭 떼어내야겠다 해서 벽지를 뜯기 시작했는데, 4겹 정도 덧방이 되어 있었어요. 뜯느라 고생을 좀 했답니다 하하..

주방 타일을 주문해서 아빠랑 셀프 시공을 해봤어요. 벽이 고르지 않아서 쉽지 않았지만 제일 하기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랍니다. 은은한 베이지 톤의 모자이크 타일을 시공했습니다.

싱크대는 이케아에서 주문했습니다. 모두 셀프인테리어였지만 단 하나, 싱크대 조립은 전문가에게 맡겼어요. 월세집의 싱크대를 바꾼다는 것. 정말 많은 지인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었어요. 그리고 이케아 주방은 불편한 점도 물론 있지만(사실 없습니다..하하) 예쁜 걸로 모든 게 용서되어요.

일반 싱크대보다 높은 편이어서 허리를 숙이지 않아 오히려 편리하더라구요. 안쪽 공간도 넓어서 과감하게 상부장을 설치하지 않고 하부장만 설치했어요.

주방 After

상부장을 떼어내고 하부장만 설치했기 때문에 허전한 윗 공간에는 선반을 하나 달았어요. 답답해 보이는 상부장을 없애서 주방이 더 넓어 보인답니다. 1인 가구이기 때문에 수납은 넓은 이케아 하부장만으로도 충분해요!

하지만 똑똑한 수납은 필수입니다. 하부장 안에는 정리대를 이용하여 깔끔하게 수납해주고, 부득이하게 꺼내두어야 한다면 어울리는 수납 아이템을 사용했어요.

이케아 싱크대는 부품이나 문짝 등이 품절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원하는 제품이 있을 때 고민하지 않고 사야하는 것 같아요. 결국 싱크볼 밑을 가릴 문짝 하나가 계속 품절이어서 구하지 못했지만, 안쪽에 커튼봉을 달고 작은 천을 달아 문짝을 대체했어요.

원래 방이었던 공간에 주인분이 주방을 만드신 거라서 가스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요. 강제로 인덕션을 사용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만족하고 있어요. 삼성 더 플레이트 2구를 사용 중인데 물이 빨리 끓고 사용이 간편해서 요리를 좋아하는 저에게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인덕션이에요. 인테리어를 도와주는 건 덤이구요!

어떤 패브릭을 다느냐에 따라 무드가 달라지기에 오히려 좋더라구요! 딱 제가 원하던 화이트 빈티지 주방이 완성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주방에는 제 로망이었던 세라믹 싱크볼을 설치했습니다. 스테인리스 싱크볼을 쓰고 싶지 않아서 많은 고민 끝에 세라믹 싱크볼로 설치했는데요. 잘 깨지는 유리컵 등을 설거지할 때나 빨간 양념을 씻을 때 변색될까 조심조심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물때도 관리하기 쉽고 불편함을 딱히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주방 가전은 레트로한 느낌이 나는 아이보리로 맞췄어요! 다 다른 브랜드지만 세트인 것처럼 잘 어울립니다.

레트로한 냉장고는 작지만 1인 가구가 쓰기에는 충분합니다. 냉동실에 성에가 잘 생기고 냉동공간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만 고려하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주방은 빨간색으로 컬러 포인트를 주고 싶어서 빨간 조명을 선택했어요.

유럽 빈티지 호마이카 스타일의 식탁을 가지고 싶었는데 너무 비쌌어요. 한번 만들어보자! 마음먹고 튼튼한 원형 식탁을 구매하여 체크 시트지로 리폼을 했답니다. 아직 문제없이 잘 사용하고 있어요!

식탁 나무다리랑 시트지랑 잘 어울려서 비싼ㅜㅜ 빈티지로 구매하지 않고 비교적 저렴하게 리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쉐이커 박스는 그대로 올려두어도 인테리어 효과가 있는 예쁜 수납함인데요!

이렇게 커트러리를 담아서 사용하고 있어요. 어디에 꺼내두어도 전혀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예쁘게 정리할 수 있는 수납 아이템입니다.

안방 Before

이번에 보여드릴 공간은 바로 안방입니다. 주방이 톡톡 튀는 색으로 꾸며졌다면 안방은 잠을 자는 공간이기에, 모든 색을 배제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침대와 최소한의 가구만 두어 딱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노란색 장판은 어두운 나무색 데코타일로 덮어줬습니다.

안방 After

이 창을 보고 집을 결정했다는 말 기억하시나요. 이 특별한 공간을 살리기 위해 모자이크 타일로 밋밋한 창문 바닥을 꾸며주었어요.

이 공간에 햇볕이 듬뿍 들어오기 때문에 화분을 두고, 식물을 키워보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서 아직 미루고만 있네요. 돌아오는 봄에는 꼭 도전해 보고 싶어요!

매트리스와 프레임은 일부러 퀸 사이즈를 구매했어요. 침실은 수면만 취하는 공간으로 구상했기 때문에 침대만으로 꽉 차도 좋다 생각했지요.

매트리스는 오늘의집 휴도에서 구매한 제품인데, 제 숙면을 도와주는 고마운 제품이에요. 친구들이 가끔 와서 자고 가면 너무 편하다고 칭찬하거든요. 뒹굴거려도 떨어지지 않는 편안한 침대 덕분에 자는 시간 동안 온전한 휴식을 가질 수 있어요.

침대 프레임은 일부러 접이식으로 구매했어요! 그동안은 수납 침대를 사용했는데, 여기저기 배치를 바꾸기에 불편하고 답답해 보였거든요. 철제 프레임이라서 혹시 삐그덕 소리가 나거나 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닥 먼지 청소하기도 좋구요!

침실에 필요한 짐은 프레임 밑 공간에 수납박스를 사용하여 넣어두고 있어요.

화이트 침구를 원 없이 사용해 보고 있답니다. 부모님과 같이 살 때는 지저분해진다고 전혀 도전하지 못하던,, 이게 독립의 묘미인가 봐요!

혼자 지내기 때문에 불필요한 문짝을 떼어내고 좋아하는 무드의 천 가림막을 달아주었어요.

이 벽난로 가구는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몇 년 전, 처음으로 구매했던 가구여서 그런지 더 애정이 가요. 침실의 포인트 가구로 두었어요.

작년 여름, 텀블벅으로 구매한 Lethe의 Ocean silver mug는 너무 예뻐서 오브제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브랜드, so_back의 달항아리 명상 오브제는 인센스를 꽂아두기도 하지만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쉐잎의 오브제에요. so_back의 쿠션과 오브제, 패브릭 모두 이 침실을 가득 채우고 있답니다. 정말 널리 소개하고 싶은 브랜드에요.

💡 소소한 인테리어 팁
제 침실은 도화지같이 튀는 색이 없는 방이에요. 그래서 장식장 위에 작은 오브제 만으로도 매번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좋아요. 큰 소품을 바꾸지 않아도 꽃 한 송이만으로도 방의 색이 확 달라진답니다. 자주 인테리어를 변경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방을 도화지처럼 깨끗하게 만들어보시기를 추천드려요!

꽃이나 포인트 색상 소품 하나만으로도 확 달라지는 분위기

복도&계단 Before

그리고 또 한 가지. 짙은 나무색 손잡이가 있는 계단은 제 로망을 실현시키기에 너무 매력적인 요소였어요.

예쁜 공간으로 만들기에 너무나 오래되고 낡은 집이었지만 제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죠! 재개발 이야기가 나오는 동네였고, 빈집이었기에 얼마든지 구조와 인테리어를 변경해도 좋다는 주인분의 허락을 받았어요. 입주 전 열심히 도면을 그리고 아빠의 도움을 받아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복도와 계단 After

1층에 있는 방 소개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번에는 2층 공간을 보여드릴게요.

엔티크한 나무 손잡이가 있는 계단을 오르면 2층 공간이 나오는데요. 밑에서 올려다보는 뷰도 예쁘답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포스터는 직접 디자인해서 밋밋해 보이는 벽에 포인트로 붙여두었어요.

이 집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나무색의 몰딩을 하얗게 칠하고 싶었는데요. 너무 많아서 포기했지만 결국은 이 집의 로맨틱하고 빈티지한 무드를 살려주는 포인트가 되었어요.

계단을 오르면 2층의 거실이 보입니다.

2층 거실

거실은 사랑방처럼 많은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은 공간으로 꾸몄어요. 가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낮은 소파를 넓게 두었습니다. 2층은 바닥에 데코타일을 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낡은 장판을 가리기 위해 러그를 사용했어요.

건물의 제일 위층이기 때문에 벽이 지붕 모양대로 각져있어요. 그래서인지 다락방 같은 느낌이에요. 혼자 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보통 책을 읽거나 소파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편입니다.

조명을 이용하면 아늑한 홈카페로 만들 수 있어요.

넓은 벽을 가리고 싶지 않아서 그대로 두었어요. 이 흰 벽에 빔을 쏘면 나만의 영화관으로 변신합니다. 친구들이 놀러 오면 종종 영화를 틀어두어요!

마치며

집을 꾸미고 가꾼다는 건 스스로를 돌보는 일과 같아요. 오래된 집을 고쳐 사는 건 재밌기도, 성취감이 드는 일이기도 했지만 어려운 점도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 여름 비가 많이 오던 날, 벽을 타고 들어온 빗물로 벽지가 얼룩지고, 2층 화장실 환풍구에서 빗물이 똑똑 떨어지던 날. 그날의 당황스러움을 잊지 못해요. 집에 대해 적었던 제 일기를 짧게 공유해볼게요.

"집은 나와 닮아있다. 머릿속이 어지러울 때는 집도 그 모양을 닮아있다. 그걸 깨달은 후에는 구석구석을 살피고 정돈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문제는 항상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진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는 순간 나도 같이 마음이 무너진다. 이런 순간마다 다 포기하고 싶다가도, 독립은 이런거지 이런 것도 해결할 줄 알아야지.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몸과 마음 모두 독립의 성장통을 고스란히 앓고 있다. 집은 나를 닮아있다."

집이 아프면 저 또한 아프더라구요. 앞으로도 집안 곳곳을 몸처럼 살피며 잘 보살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