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왕 월챔 "국대 선발 최종전, 정답 없는 춘추전국시대"

최은상 기자 2023. 6. 2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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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전 메타 관통하는 '키 카드' 부재…선택과 집중 해야 하는 환경
- 최종전 3강 덱 '퓨어리'(좌측부터), '라뷰린스', '초중무사' 

'유희왕 월드 챔피언십 2023' OCG 종목 한국 대표 선발전 최종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최종전 환경은 예선전과 카드풀에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이 포인트다. 메타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분석과 덱 메이킹이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OCG 한국 대표 선발전 환경은 '라뷰린스', '퓨어리', '초중무사' 3강 구도였다. 한국은 다른 국가 선발전 환경과 다르게 라뷰린스가 강세를 보였다. 제주 예선을 제외한 모든 지역 예선에서 라뷰린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라뷰린스가 우승을 독식하긴 했지만 2022년을 주름잡았던 '티아라멘츠' 급의 파워는 아니라는 것이 선수들의 분석이다. 충분히 대처 가능한 범주 내 덱이라는 게 중론이다. 초반 '퓨어리'와 '초중무사'를 강하게 의식하다 보니 상대적 빈틈을 노린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3강 외에도 뚜렷한 장점을 지닌 덱들이 굉장히 많은 금기 환경이다. 'VS', '60땅GS', '낙인', '크샤트리라', 아다마시아 등 각양각색의 덱이 분포도에 이름을 올렸다. 즉, 어느 하나를 완전히 배제하고 덱을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이다.    

뚜렷한 강자도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 같은 OCG 한국 대표 선발전이다. 게임톡은 어지러운 최종전을 앞두고 세계 3위, 아시아 1위로 유희왕 월드 챔피언십 2023 마스터 듀얼 종목 한국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렛(Gimlet)' 선수와 함께 최종 환경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렛 선수는 "국대 선발전은 특정 무언가를 정답이라고 단정짓기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라며 "모든 덱을 완벽하게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지러운 환경이다. 적절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그 선택이 틀리지 않게 될 운도 어느 정도는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렸다.  

- 유희왕 부산 팬 페스티벌 OCG 토너먼트 우승자이기도 한 '김렛' 선수 

Q. 김렛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한국에서 OCG와 마스터듀얼을 하고 있는 '김렛(Gimlet)'이라고 합니다. 세계 3위, 아시아 1위로 '유희왕 월드챔피언십 2023' 마스터듀얼 부문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됐습니다. OCG 최종전도 앞두고 있죠. 

 

Q. 홀대회 등 경기 수가 많은 대형 대회는 체력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본인만의 루틴이나 관리 노하우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게임 경력에 비해서 홀대회 경력은 얕다 보니 저만의 비결이라는 것을 말하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네요. 체력관리라는 것도 사람마다 제각각이기도 하고요. 조심스럽게 말해보자면 대회 전날은 가능하면 빨리 자는 편이고, 대회 중 식사는 자제하고, 중간중간에 당분만 보충하는 편입니다.

 

Q.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 환경과 메타가 궁금합니다. 

쉽게 논할 수 없는 메타입니다. 이번 분기만큼 난해한 환경이 없었어요. 흡사 '춘추전국시대' 같았습니다. 각각의 덱 타입이 명백하게 갈리죠. 환경권 내 많은 덱들이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덱마다 상성이 나쁜 덱과 하드 카운터에 해당하는 범용이 확실히 존재하고, 그러면서도 그 하드 카운터만 아니면 플레이를 유동적으로 가져갈 수 있죠. 그러다 보니 단순히 덱이 다양할 뿐 아니라 특정 덱의 유행에 따라 범용 카드의 서열이 달라졌습니다.

몇 개 단위의 덱들의 상대적 입지와 플레잉이 함께 변동되는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선발전 메타와 환경 난도가 높아진 원인이죠. 그래도 그중에서 메타의 중심이었던 덱을 고르라면 '퓨어리', '초중무사' 그리고 '라뷰린스'가 가장 평균적으로 가장 우수한 덱 중 하나입니다.

 

Q. 제주홀을 제외한 모든 홀대회에서 라뷰린스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약점이 꽤 명확하다고 평가받는 덱인데, 어떤 이유에서 활약할 수 있었을까요?

라뷰린스가 약점이 명확한 덱은 아닙니다. 지금 유행하는 라뷰린스는 함정 덱과는 거리가 꽤 멀고, 취약점 또한 기존 함정 계열 덱과는 확실히 다르죠. 오히려 라뷰린스는 메인 기믹 안정성이 높고, 아프게 받는 카드가 '하루 우라라', '저택 와라시', '레드 리부트' 정도로 한정된다는 점에서 가장 약점이 적은 편입니다. "약점이 명확하다"라는 표현보다는 "포텐셜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가 더 타당하다고 봅니다. 

라뷰린스가 최다 시드를 차지한 지표는 그리 어색하지 않습니다. 스위스 라운드에서 퓨어리와 더불어 가장 좋은 덱이었어요. 물론 환경 초에는 퓨어리와 초중무사가 메타 픽으로 워낙 강하게 인식되다 보니 라뷰린스를 보기 어려웠죠.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비가 적었고, 이것이 "라뷰린스의 성공을 만들어냈다"라는 말도 타당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제는 라뷰린스가 선수들의 머릿속에 있고,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는 덱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확실히 좋은 덱이 맞죠.  

다만, 개인적으로 제주 제외 전 지역 라뷰린스 우승은 아무래도 위화감이 듭니다. 이번 분기는 라뷰린스뿐만 아니라 어떤 덱이든 특정 테마가 홀대회를 독식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분석했거든요. 아직까지 원인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까지 신경쓸 만한 사안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꽤 많은 유저들이 시드 획득 후 드랍하거나, 이미 시드권자인 사람들이 스위스 상위권 순위를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홀대회 결과가 곧 환경 지표'라고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흥미거리가 될 수는 있지만 진지하게 고찰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보입니다.

 

Q. 라뷰린스가 금기 환경에서 소위 1티어로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정확히는 굳이 이유를 생각할 필요 없이 "원래부터 강한 덱인데 일본이나 중국 등 다른 지역에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가 맞는 표현이라고 봅니다. 

퓨어리나 초중무사를 생각해보면 라뷰린스의 카운터에 해당하는 카드들인 하루 우라라나 저택 와라시가 그렇게까지 우선시 될 카드는 분명히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라뷰린스가 메인전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이득을 봤던 것도 꽤 컸습니다. 

또한, 한국은 OCG 지역 중 유일하게 '듀얼리스트 넥서스' 팩을 적용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듀얼리스트 넥서스 이후로는 라뷰린스 입장에서 껄끄러운 덱들이 지원을 많이 받습니다. 가령, 퓨어리의 '에퓨어리 누아르', '티아라멘츠'는 '레볼루션 싱크론', 'R-ACE' 등이 있죠. 라뷰린스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픽이 지금보다 훨씬 많지만, 현실은 적용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 한국 선발전에는 듀얼리스트 넥서스 카드군이 적용되지 않았다

Q. 최종전도 퓨어리, 라뷰린스, 초중무사 3강 구도가 될 것 같습니다. 최다 파이를 차지하는 덱을 상대로 둥글게 대처할 수 있는 카드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현 환경에서 두각을 드러낼만한 범용 카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답변하기 어렵네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라는 것이 이번 환경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니까요. 당장 위의 세 덱의 하드 카운터가 각각 다를 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고려할 덱조차 약점이 모두 다르니까요. 가령, '드롤&로크 버드'를 메인에 투입한다면 초중무사와 '60땅GS' 등을 상대로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하지만 라뷰린스나 '낙인' 상대로는 반대로 썩어버리죠. 

라뷰린스와 낙인을 비교적 편하게 상대하기 위해서는 저택 와라시를 투입해야 합니다만 와라시는 퓨어리를 상대로 쓸 수 있는 타이밍이 거의 없죠. 퓨어리 상대로는 '무한포영'이 정말 강하지만, 무한포영으로는 현 환경에서 전개 계열 덱의 움직임을 멈추기 정말 힘듭니다. 그 와중에 반드시 특정 사이드 카드를 요구하는 루닉이라는 존재도 있죠.

이번 분기는 최근 환경과 달리 "이게 정답이다"라고 단정짓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사실상 모든 덱을 완벽하게 고려하는 것 역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적절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그 선택이 틀리지 않게 될 운도 어느 정도는 필요한 상황입니다. 

 

Q. VS로 최종전 시드를 얻어낸 플레이어도 있었습니다. 현 환경에서 VS가 갖는 이점이 무엇일까요? 그리고 최종전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VS는 기본적으로 패유발에 대한 내성이 굉장히 좋은 덱이고, 덱의 파워가 커버 범위 이상으로 뽑히는 전계 계열 덱 등이 아니면 게임 운용이 상당히 유연한 덱입니다. 그러면서도 VS는 '어트랙터'나 '센서만별'과 같은 그나마 환경에서 고르게 강한 카드들을 사용하기 정말 좋죠. 비트다운 계열 덱 포지션에서는 가장 좋은 덱 중 하나입니다.

애석하게도 앞선 장점을 챙기기 위해서는 '라젠'을 잡아야 하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메인 기믹 안에서는 라젠을 가져올 방법이 없습니다. 라젠을 잡지 못하면 저점이 극심하게 낮아지고, 푸쉬력이 강한 덱 상대로는 상당히 허무하게 패배할 수 있다는 점이 꽤 아쉬운 덱입니다. 활약할 가능성 자체는 충분히 있습니다.

 

Q. 퓨어리, 라뷰린스, 초중무사 3강 외에도 활약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덱이 있다면 어떤 덱이 있을까요?

3강 외에도 이번 분기 활약한 덱은 정말 많았습니다. 가령, 환경 초에는 퓨어리 상대로 강한 우위를 보인 '참기'가 한일 양국에서 모두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환경에서 퓨어리, 초중무사, 참기를 강하게 의식하는 과정에서 라뷰린스와 더불어서 낙인이 광주홀에서 상당히 큰 성공을 거두었죠. 

몇 주 전에는 '코즈믹 사이클론', '길항승부'가 덱에 투입되지 않던 빈틈을 노림과 동시에 환경적으로 '아마노이와토'가 강하다는 것을 이용하여 '루닉'이 들어왔죠. 본선에서는 60땅GS나 '크샤트리라' 같은 덱도 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0땅GS는 덱 자체의 기본 피지컬 자체가 워낙 강하다 보니 초중무사 외의 주류픽 상대로 힘으로 미는 장면이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크샤트리라는 어느 순간 관통 당하는 메타가 꽤 줄어들었고, 반대로 유리한 상성의 덱은 많아졌습니다. 물론 두 덱 모두 상당히 불안정한 덱이라 평균적으로 강세를 보이기에는 아무래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금기 환경에서 핫한 범용 패트랩은 '드롤&로크 버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는 힘이 강한 덱이 아니면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꽤 다양한 덱에서 사용했습니다. 덱 구분 없이 이렇게 각광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초중무사, 또는 초중무사 계열의 덱들의 전개를 확실하게 막을 수단이 '증식의 G'와 드롤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듀얼리스트 넥서스 이전이라면 퓨어리도 드롤이 아픈 구간이 존재하고요. 환경에서 가장 강한 덱들을 상대로 그나마 공통적으로 통하는 패유발이라는 인식이 가장 컸죠. 유력한 덱 외에도 홀대회라는 포맷 자체가 워낙 다양한 덱들이 들어오는 이유도 있습니다. 보통 환경 주류 덱 이외의 덱들 중에서는 전개 덱이 많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다만, 그와 별개로 드롤이 인식만큼의 만능 카드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퓨어리. 초중무사 이외 주류덱 상대로는 강하다 볼 수 없고, 퓨어리조차도 드롤이 고정적으로 좋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결국 드롤이 이 정도로 유행한 데에는 초중무사와 초중무사 계열 덱의 힘이 가장 컸다고 봅니다. 

 

Q. 땅GS를 제외하면 메타 덱 중 광암덱이 많습니다. 최종전에서 비스테드가 사이드 등에서 다수 채용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 질문은 "광암덱은 많지만 비스테드가 아픈 덱은 적다"로 답변할 수 있습니다. 참기와 스케어트라브 유행 이후 꽤 오랜 기간 동안 투입되고 있지만 비스테드를 치명적으로 받는 덱이 적고, 설령 받는다고 해도 다른 카드들이 대놓고 더 좋은 덱이 대부분입니다. 여전히 사용될 가능성은 있습니다만, 그럴 가치가 있는지는 개인적으로 회의적입니다. 

 

Q. 마지막으로 마스터 듀얼 대표로써 OCG 최종전에 임하는 선수들에게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OCG 최종전은 도전이라 응원하기는 어렵겠네요. 물론 WCS는 마스터 듀얼로 나가지만, 그것과 별개로 한 명의 '선수'로서 OCG 본선 1위를 목표로 준비 중이니까요. 그래서 응원보다는 "잘 부탁드린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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