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장례식에도 가지 않겠습니다.”

배우 백일섭이 방송에서 남긴 이 한마디는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1980년 결혼 후 1남 1녀를 두고 35년간 부부로 살아온 그는, 2015년 ‘졸혼’을 선언하며 법적 이혼 없이 관계를 끝냈습니다. 졸혼이란 결혼은 유지하되 부부의 역할에서 졸업하는 삶을 뜻하는 신조어로, 최근 노년층에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한 백일섭은 아내와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소식도 알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며느리를 통해 소식이 전해질 때도 “그런 말도 듣기 싫다”고 했고, 아내의 장례식에도 가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출연진 모두를 놀라게 했죠.

왜 그랬을까요? 그는 40년 결혼 생활 동안 수없이 “집 나간다”는 말을 반복했고, 결국 30년 만에 진짜로 집을 나왔습니다. 그가 졸혼을 택한 배경엔 어릴 적 부모의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며 느꼈던 상처가 있었습니다. “자식에게만큼은 같은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았다”며 이혼 대신 졸혼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잦은 음주와 언성으로 인해 가족들과의 관계는 점점 멀어졌고, 자녀들도 결국 백일섭을 제외한 채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딸 백지은은 한때 아버지와 절연 상태였지만, 최근 들어 다시 마음을 열며 관계를 회복해 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딸은 방송에서 “아빠와 가까워질수록 엄마에게 죄책감이 든다”며 부모 사이에서의 복잡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특히 오빠는 여전히 아버지와 거리를 두고 있다며, 가족 모두가 졸혼의 여파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는 “졸혼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가족 전체가 함께 치유되지 않으면 더 큰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언을 전했습니다. 현재 백일섭은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하며 배우로 제2의 인생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족과의 균열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