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방심위에 "이런 정부 없었다" "검열로 볼 소지 있어"
국회 현안질의… 김준희 지부장, "위원회로서 기본적 기능 완전히 상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 "현 정권이 평범한 사람들을 투사로 만들어"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정치심의가 이전 정부와 비교해 더욱 심각하고 '검열'로 평가될 수 있을 정도라는 내부 지적이 나왔다.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현안질의에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금 방심위에서 언론사에 제재를 내리고 있는 건 검열에 해당하는 건가, 아닌가”라고 묻자 김준희 언론노조 방심위지부장은 “그렇게 평가될 소지가 있다”고 답했다.
정동영 의원이 “어떤 면에서 그렇게 평가되나”라고 묻자 김준희 지부장은 “권력자 입장에서 듣기 싫은 언론을 처벌하는 심의가 많이 자행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법원에서도 소송이 제기된 (중징계) 29건 전부 집행정지 결정이 인용이 된 상태”라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류희림 체제와 이전 방심위 체제의 근본적 차이가 뭐라고 보시나”라고 묻자 김준희 지부장은 “과거에도 여야 정치권에서 추천된 위원 간에 성향 차이는 있었다”면서도 “위원회라는 조직은 서로 토론을 통해 심의를 하는 거다. 그런데 류희림씨가 오고 나선 위원회로서 기본적인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민희 위원장이 “위원회가 아니다. 그냥 독임제”라고 하자 김준희 지부장은 “현재는 특히나 그렇다”고 했다. 김준희 지부장은 방심위 현황을 묻는 황정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그전에도 (방심위가) 썩 잘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고 했다.
김준희 지부장은 한민수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류희림 위원장 부임 이후 방심위 별명이 아주 많아졌다”며 “표적심의, 편파심의, 정치심의, 청부심의, 입틀막 심의 등. 수 많은 별명이 부끄러웠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모든 직원이 바란다”고 했다.
국회에 출석한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은 “방심위 구성원들은 기자나 PD들처럼 직접 권력 비판을 하면서 권력과 대척점에 설 일이 거의 없다. 민간기구지만 공공기관의 성격이 강한 직장에서 일하는 아주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했다.
윤창현 위원장은 “류희림씨가 오고 나서 지난 1년간 몰상식과 비합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기에 이렇게는 일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현 정권이 평범한 사람들을 투사로 만들고 있다. 이 정권이 얼마나 몰상식하고 비합리적인지 이 대목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간사)이 야당이 방심위원장을 국회 인사청문 및 탄핵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제도개선 논의를 하는 점을 언급하며 어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지 묻자 정치심의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김준희 지부장은 “대통령이 위원장을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를 해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촉하는 방식으로 법 개정이 돼야 한다”고 했다.
윤창현 위원장은 “국회와 대통령 추천 위원들에 의해 정파적으로 심의결과가 왜곡되는 결과가 계속 나왔다”며 “언론계에선 (정치적 악용이 가능한) 공정성 심의를 방심위에서 분리해내는 것을 시작해서 깊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 미디어개혁기구를 만들어 통합적이고 심도 깊은 논의를 해주시면 다양한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방심위의 정치심의 논란은 전부터 끊이지 않았지만 류희림 위원장 체제 방심위의 일방통행이 가장 심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희림 위원장의 가족과 지인 등이 정부비판적 방송에 심의 민원을 제기해 민원사주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여당 비판적 보도에 전례 없는 고강도의 중징계를 쏟아냈고, 방심위 사상 전례 없는 인터넷신문 대상 심의를 강행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일부 쟁점 현안에 여야 추천 위원들이 협의해 제재 수위를 조정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현재는 찾기 어려워졌다.
방심위에선 직원들도 동의하기 어려운 가짜뉴스 규제 등 일방통행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12월 구성원 4분의 3 이상이 연대 서명에 동참해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다수 구성원이 소속된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새 집행부가 꾸려졌고, 젊은 세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노조가 여러 행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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