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29일 새벽, 덴마크 호르센스 '포럼 호르센스'에서 열린 우버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은 사실상 조 1위를 결정짓는 결승전과 다름없었습니다. 1단식 주자로 나선 안세영은 태국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전 세계 랭킹 1위인 라차녹 인타논을 상대로 41분 만에 게임 스코어 2-0의 완벽한 승리를 따냈습니다.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인타논을 상대로 무려 13연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이어가며, 왜 자신이 현재 세계 배드민턴의 '절대 권력'인지를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인타논은 동남아시아 배드민턴의 자존심이자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강자였지만, 안세영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는 무력했습니다. 17세 고교생 시절 인타논에게 당했던 첫 패배 이후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13번을 연속해서 이겼다는 사실은, 안세영이 단순한 강자가 아니라 특정 라이벌의 숨통을 완벽히 조일 줄 아는 '천적'임을 보여줍니다.

경기는 초반 안세영의 '슬로 스타터' 기질이 나타나며 긴장감을 자아냈습니다. 1게임 초반 안세영은 인타논의 공세에 밀려 1-5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세영에게 당황이라는 단어는 없었습니다. 특유의 무결점 수비로 상대의 체력을 갉아먹기 시작한 안세영은 야금야금 추격에 성공했고, 기어코 11-10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인터벌에 들어갔습니다. 분위기를 가져온 이후에는 안세영의 독무대였습니다. 21-15로 1게임을 가져오며 기선을 제압한 안세영은 2게임 시작과 동시에 5-0으로 내달리며 인타논의 의욕을 완전히 꺾어버렸습니다.
41분이라는 짧은 경기 시간은 안세영의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불필요한 힘을 빼고 상대의 허점을 찌르는 정교한 스트로크는 인타논을 코트 사방으로 뛰어다니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2게임마저 21-12로 가볍게 마무리한 안세영은 조별리그 1위 확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승점 1점을 한국 대표팀에 선물했습니다.

이번 승리는 단순히 개인의 기록 연장 그 이상의 전략적 가치를 지닙니다. 한국이 조 2위로 밀려날 경우, 8강 토너먼트에서 세계 최강 중국이나 숙적 일본, 그리고 만만치 않은 인도네시아 등 다른 조 1위 팀들을 일찍 만나는 '지옥의 대진'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안세영이 1단식을 잡아주면서 한국은 태국을 누르고 조 1위를 확정 지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고, 이는 우승을 향한 여정에서 체력을 비축하고 상대적으로 수월한 대진을 받아들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안세영의 완승에 이어 한국은 복식 세계 3위 이소희-백하나 조와 2단식 김가은 등 탄탄한 전력을 차례로 투입합니다. 에이스가 기선을 제압해주면 뒤이어 나서는 선수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단체전의 특성상, 안세영의 41분 완승은 팀 전체에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넣은 셈입니다. 2022년 이후 다시 한번 세계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우버컵 정복기'가 안세영의 강력한 스매싱과 함께 덴마크에서 화려하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안세영 선수의 경기를 보면 마치 한화 이글스의 어제 역전승처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결국 상대를 무너뜨리는 집념이 느껴지네요. 1-5로 뒤져도 '결국 이길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선수가 있다는 건 정말 큰 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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