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당, 집안싸움 주도” “민주당, 텃밭 영역 표시”…‘호남대전’ 기 싸움 팽팽
서왕진 “호남에 다른 당 오지 말라? 누가 민주당에 ‘초헌법적 권한’ 부여 했나”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10‧16 전남 영광‧곡성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혁신당을 향해 "민주당의 본산에서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혁신당 지도부도 "민주당에 초헌법적 권한을 누가 부여했나. 텃밭 영역 선언"이라며 "진보 세력의 본진으로서 '통 큰 정치'를 보여 달라"고 맞불을 놓았다.
주철현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틀 전 '호남에서 민주당이 기득권이자 1당 독점 정당'이라고 비난하는 발언이 공개 석상에서 나왔다"며 "국민의힘이 아니라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행한 믿지 못할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국 혁신당 대표는 험지인 부산 금정구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를 향해 마치 두 번 낙선한 듯 한 사실 왜곡도 서슴지 않더니 원내대표마저 선을 넘은 것"이라고 불쾌함을 토로했다.
그는 "반년 전 조 대표는 창당 직후 호남을 찾아 큰집이자 본진인 민주당과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단언해놓고, 이제는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향해 야심차게 당을 창당한 조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네거티브를 서슴지 않는 조 대표가 모두 동일인은 분명한데, 어느 조국 대표가 진짜 조국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보 진영이 똘똘 뭉쳐 외연을 확장하고 윤석열 독재 정권의 폭주를 막는 데 집중할 때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조국 대표가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김건희‧채해병 특검법' 표결에 불참하고 전남으로 내려간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당 지도부에서 중요한 법안의결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아침 최고위부터 영광 보선현장에 있었던 모양"이라며 "민주당을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이 법안들 처리에 대한 의지보다 훨씬 강하게 전해진다.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비꼬았다.
이에 혁신당 지도부에서도 곧바로 반박이 나왔다. 서왕진 혁신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찰독재 조기종식에는 일치단결하여 싸우고, 호남에선 더 좋은 후보와 정책으로 혁신 경쟁하라'는 것이 혁신당이 이해하는 호남 유권자의 바람"이라며 "호남에서는 민주당 이외의 당이 후보를 내면 분열이고 집안싸움인가. 민주당 내에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상당한 것 같은데, 누가 민주당에게 이런 초헌법적 판정 권한을 부여했나"라고 반문했다.
서 의장은 "공당의 대표가 자당의 후보가 뛰고 있는 지역에서 유권자를 만나고 힘을 싣는 활동에 대해 집안싸움을 주도하는 것이라 폄훼하면서 자기 고향에서나 활동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의 해괴함을 떠나 우당(友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발언"이라며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니 타당은 함부로 드나들어서는 안 된다는 영역 선언으로 들린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번 추석 기간 동안 만난 호남 유권자들의 일관된 요구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똘똘 뭉쳐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을 하루빨리 끌어내리라는 것'과 '호남에서는 지역 정치를 혁신할 수 있는 건강한 경쟁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민주당이 유권자들의 바램에 조금만 귀 기울인다면, '호남은 민주당의 아성이니 혁신당은 부산에서나 노력하라'는 오만한 발언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 의장은 재차 민주당이 호남에서 건강하게 경쟁하면서 정부여당을 상대로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는 기조를 강조했다. 그는 "혁신당은 이미 부산 금정에서 민주당에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건강한 경쟁과 동시에 단일전선을 실현해 내는 경험과 신뢰를 축적하는 것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여망에도 가장 부합하는 것"이라며 "민주진보 세력의 본진인 민주당이 통 큰 정치를 보여주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양당은 재보궐선거를 한 달가량 앞두고 마지막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혁신당은 '호남 유권자에게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호남 정치를 발전시키겠다'는 기치 아래, 조국 대표를 비롯한 원내 의원들이 직접 곡성‧영광에서 월세살이를 하며 국회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도 중앙당 차원에서 한준호 최고위원과 정청래‧박지원 의원 등이 영광에서 한 달 살이를 시작하는 등 선거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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