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멈췄다, 가계 지출 절반이 ‘생존비’로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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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먹고 봐야 합니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5%로 통계 개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가계 지출의 절반이 사실상 고정 비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득 감소와 필수 지출 유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선택 소비가 줄어드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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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먹고 봐야 합니다. 가계 지출의 순서가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면서 나머지 소비는 선택이 아니라 뒤로 밀리는 구조로 재편됐습니다.
덜 쓰는 문제가 아니라, 쓸 수 있는 범위가 좁아졌습니다.
24일 국가통계포털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의식주 지출은 약 139만 6,000원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습니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5%로 통계 개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가계 지출의 절반이 사실상 고정 비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식비 상승이 지출 구조를 끌어올린 흐름
지출 구조를 밀어 올린 핵심은 식비입니다. 식료품과 외식비를 합친 식비는 월 89만 원대로 전년 대비 2.9% 증가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습니다.
식료품과 외식비 상승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식비는 줄이기 어려운 항목입니다. 의류나 여가 소비와 달리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비용이 오르면 다른 소비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출 구조 전체가 함께 이동합니다.

■ 주거비 증가가 겹치며 지출 고정화 진행
주거비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임차료와 공공요금, 연료비를 포함한 주거·수도·광열 비용은 월 36만 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습니다.
식비와 주거비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가계 지출은 조정 가능한 영역에서 고정되는 영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의류 등 일부 소비 항목 감소는 소비 절제가 아니라 필수 비용 증가에 따른 후순위 이동의 결과입니다.
■ 저소득층 중심으로 지출 집중 구조 확대
소득 하위 20% 가구의 의식주 비중은 58.2%로 지출의 절반을 넘어 대부분이 생존 유지 비용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상위 20% 가구는 42.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물가 상승 환경에서도 계층 간 지출 구조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저소득층은 선택 소비가 줄고, 고소득층은 기존 소비 구조를 유지하는 흐름이 확인됩니다.
■ 고령층에서 필수 지출 집중 현상 심화
60세 이상 가구의 의식주 비중은 64.3%로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소득 감소와 필수 지출 유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선택 소비가 줄어드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육, 문화, 서비스 지출 감소도 같은 흐름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택이 아니라 지출 구조 변화에 따른 결과입니다.

■ 지출 구조 변화... 내수 흐름 제약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 여가와 서비스 소비가 먼저 감소합니다.
이 영역은 부가가치가 높은 소비로, 감소할 경우 내수 회복 속도 자체를 끌어내립니다.
문제는 소비 심리가 아닙니다. 지출 구조가 먼저 바뀌었습니다.
필수 비용이 확대되는 만큼 선택 소비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저출생과 고령화, 1인 가구 확대까지 겹치면서 생활비 부담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출 구조는 이미 고정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재정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현금 지원으로는 대응이 어렵습니다.
필수 지출을 직접 낮추는 방식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중동발 유가 변수와 기후 요인까지 겹치면서 물가 압력은 지속되고,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식보다 물가를 안정시키는 대응이 먼저 요구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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