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싶어도 못 팔았다”…한강 책 두고 교보문고 vs 지역 서점 ‘시끌’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은 시민들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작품들을 고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교보문고가 자사 이익을 위해 한강의 책을 지역 서점에 공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서점들에 책을 공급하는 교보문고가 한강의 소설책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교보문고는 지역 서점과 경쟁하는 소매업체인 동시에 서점들에 책을 공급하는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전국적으로 도서를 공급하는 이른바 ‘전국구 공급 총판’은 웅진북센, 교보문고, 한국출판협동조합 등 3~4곳에 불과하다. 다만 지역별로 도서를 공급하는 ‘공급 총판’들은 다수 있다.

서점조합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10일 당일, 교보문고는 서점들이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자사 유통서비스의 주문을 막았다”고 했다. 지난 14일 저녁에는 15일부터 한강의 도서 1종당 10부로 제한해 주문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진 출처 =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서점조합에 따르면 교보문고와 거래 중인 지역 서점들 가운데 이날 오전까지 한강의 책을 공급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반면 교보를 제외한 다른 도매업체들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지역 서점들은 15일부터 정상적으로 공급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점조합은 “교보생명이 국민 교육기업일 뿐만 아니라 업계 3위로 평가받는 대기업인 만큼 횡포를 부리거나 불공정 거래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었다”며 “그러나 오랜만에 찾아온 출판계 단비에 취한 교보문고는 결국 눈앞의 욕심으로 지역 서점들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교보문고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인 10일 밤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한강의 책 40만2000부(종이책 기준)를 판매했다.

서점조합의 주장에 대해 교보문고는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