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에 발끈한 北, “영원한 적대국일 뿐…평화공존 없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3/dt/20260613190523622aueb.jpg)
북한이 최근 채택된 한국과 유럽연합(EU)의 공동성명을 두고 “한국이 위장하고 있던 평화의 가면을 벗어 던졌다”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남북 관계를 철저한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북한은 이번 성명을 중대한 주권 침해로 간주하며,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대하는 원칙에 한 치의 변화도 없을 것임을 재차 못 박았다.
북한 외무성은 13일 대남 업무를 전담하는 ‘10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계기로 발표된 한·EU 공동성명에 대해 강한 적개심을 표출했다.
북한은 성명에 명시된 ‘북러 군사협력 규탄’ 및 ‘핵보유국 지위 영구 불인정’ 조항을 직접 거론하며, 이를 “우리 국가에 대한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엄중한 적대 행위”라고 반발했다.
10국 대변인은 한국 정부가 그동안 표방해 온 ‘체제 존중’이나 ‘적대 행위 불추구’는 위장 간판에 불과했다고 깎아내렸다. 특히 한국을 “조선과 아시아 대륙 침략을 위한 미국의 단검”으로 묘사하며, “미국의 단검이 평화라는 비단 보자기를 찢고 나온 것은 필연적 귀결”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은 이번 공동성명을 이른바 ‘대결 선언’으로 규정하며, 남북 간의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강조했다.
10국 대변인은 “한국 집권자가 솔직함을 발휘한 덕분에, 앞으로 ‘평화 선언’이니 ‘평화적 두 국가론’이니 하는 기만극을 벌일 체면조차 없어졌다”고 조롱했다.
이어 “서울의 위정자들이 어떤 언동을 하든 그것은 우리에 대한 도전”이라며 “조한(남북) 사이에 평화 공존은 있을 수 없으며 영원히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일 뿐이라는 현실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북한의 반발은 지난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국과 EU의 최고위급 만남에 대한 후속 대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불법적인 군사 밀착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받을 수 없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명문화했다.
이날 날 선 담화를 발표한 ‘10국’은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이후 기존 대남 기구를 재편해 만든 부서다. 대남 업무를 ‘외교 및 대외 업무’로 취급하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상에 따라 외무성 산하에 신설됐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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