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위증 교사’ 이재명 징역 3년 구형… 11월 25일 1심 선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 교사’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지난해 10월 검찰이 이 사건으로 이 대표를 기소한 지 약 1년 만이다. 이 재판의 1심 선고는 오는 11월 25일로 잡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3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 교사 혐의'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위증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진성씨는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위증 범죄는 실체적 진실 규명을 방해해 사법질서를 교란하고 사법 자원의 심각한 낭비를 초래하는 중대 범죄로, 국민의 사법 불신과 사회 혼란을 야기한다”며 “불법과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던 2018년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고(故)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2002년 최철호 KBS PD와 함께 ‘분당 백궁 파크뷰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2004년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방송 토론에서 “(검사 사칭을 하지 않았는데) 누명을 썼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과정에 김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김 전 시장과 KBS 사이에 나를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몰기로 한 협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위증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19년 열린 재판에 출석해 이 대표가 요구한 대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이 대표는 2020년 10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재명 대표는 위증 교사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증인 김진성씨는 이 대표의 요구에 따라 위증을 했다고 법정에서 시인한 바 있다. 작년 9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도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해선 “소명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사건으로 이 대표가 금고 이상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잃고 다음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된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는 현직 도지사라는 우월적 권력을 악용해 매우 계획적이고 집요한 방법으로 김진성을 회유했다”며 “거짓 주장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여러 차례 반복 주입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각종 범죄의 온상인 텔레그램을 통해 은밀하게 본인 주장을 보낸 수법이 주도면밀하고 계획적”이라며 “증인 신문 하루 전날 변호인을 통해 김진성에게 신문 사항을 사전 제공하고 숙지하도록 하는 등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치밀하다. 수험생에게 답안지를 제공해 만점을 받게 한 것과 같다”고 했다.

검찰은 또 “이 대표는 2002년 검사 사칭 당시 김병량 전 시장에 대한 무고죄로 형사 처벌을 받았는데, 이는 양형 기준에 따라 위증 범죄의 동종 범죄에 해당한다”며 “동종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반성은 커녕 검사가 증거 짜깁기를 했다는 등 검찰의 정당한 수사를 폄훼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범행 이후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현재 야당 대표로 재직 중”이라며 “일각에서는 (이 대표) 신분과 관련해 선처를 얘기하나 양형 기준상 이런 선처 사유는 규정에 전혀 없다”고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검찰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4일 김씨에게 전화해 ‘KBS와 (김병량) 시장 측이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상의했고 가능하면 교감이 있었다고 얘기해 주면 제일 좋다’고 말한 것이 위증 교사라는 검찰 주장에 “김진성은 ‘상의를 한 것은 맞는데 상대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취지였기 때문에 ‘직접 경험한 것을 들었다고 해주면 된다’고 말한 것 뿐”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2004년 (검사 사칭 사건) 유죄 판결이 억울하냐’는 검사의 질문에 “여전히 그렇다. 방조면 모르겠는데 어떻게 (내가) 주범이 될 수 있느냐”고 했다. 이에 검찰이 당시 대법원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인지 되묻자 “대한민국 국민인데 인정 안 할 수는 없다. 억울하다는 것”이라며 “판결이 진리를 쓴 성경도 아닌데 억울하다는 말도 하면 안 되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저와 관계된 사건에서 대한민국 검사는 증거 숨기기가 다반사다. 증거를 왜곡하고 심지어 조작도 한다”며 “(검찰이) 불리한 증거는 감추고 표지갈이, 짜깁기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저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며 “이런 것까지 참작해 진실에 입각해서 재판 (판결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위증 교사 사건 재판의 1심 선고 기일을 오는 11월 25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11월 15일)로부터 열흘 뒤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일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비리·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1심 재판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