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38승’ 이력서에 낚인건가…볼펜서도 ‘무늬만 외인’ 벨라스케즈

롯데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가 마지막까지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벨라스케즈는 지난 20일 사직 키움전에서 6회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3안타 1볼넷 3실점 3자책을 기록했다. 벨라스케즈 등판 당시 롯데는 이미 2-11로 뒤져있었다. 외국인 투수가 불펜으로, 필승조도 아닌 추격조로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넉넉한 점수 차에서 자신의 투구에만 집중할 수도 있었지만 벨라스케즈는 그마저 무너졌다.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좌중간 2루타, 여동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어준서와 8구째까지 씨름하다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처리하며 간신히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바로 다음 타자인 송지후에게 초구 직구를 공략당해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임병욱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꿨고, 송성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더 내줬다. 임지열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겨우 이닝을 끝냈다. 이날 맞은 안타 모두 직구를 공략당했다. 롯데는 5-15로 대패했다.
기존 외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대체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벨라스케즈는 선발로 등판한 6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 10.50으로 부진했다. 6이닝을 넘긴 적은 한 번뿐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벨라스케즈와 면담 후 중간 계투로 돌리기로 했다. 하지만 보직을 옮긴 뒤에도 계속 실점 중이다. 지난 16일 삼성전에서는 0.2이닝 1실점했고 이날 키움전에서는 더 많은 실점을 내줬다. 2경기 모두 뒤질 때 등판하고도 부진했다.
롯데는 벨라스케즈를 데려오면서 직구의 힘이 좋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는 점을 높이 샀다. 벨라스케즈 역시 이런 장점들을 활용해 메이저리그에서 191경기 38승 평균자책 4.88이라는 이력을 쌓았다. 하지만 변화구를 제구하지 못하면서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 KBO리그에 적응할만한 기간은 지났음에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직구가 아주 위력적이지도 않다보니 만만한 투수가 됐다.
이미 10승을 거둔 데이비슨을 보내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한 것은 롯데의 승부수였다. 하지만 승부수가 오히려 패착이 되어버렸다.
최근 주장 전준우의 합류로 분위기를 되살리는 듯 했으나 마운드가 무너지며 다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에이스였던 알렉 감보아마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롯데의 가을야구 도전에는 완전히 ‘빨간불’이 켜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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