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이면 아반떼를.. 신형 캐스퍼, 풀옵션 구매가 망설여지는 이유
2021년 출시된 현대차의 경차 캐스퍼. 경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이어온 해당 모델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9월 기준 2만 9,272대에 달한다. 레이가 2만 7,412대로 바짝 따라붙었고 9월 판매량은 잠시 캐스퍼를 제쳤지만 결국 격차가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캐스퍼가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쳤기 때문이다.
SUV형 디자인으로 호평받았던 외관은 더욱 당당한 모습으로 완성도를 높였고, 편의 사양은 동급 최고 수준으로 무장했다. 그만큼 가격도 전체적으로 올랐는데,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는 중이다. 특히 풀옵션 사양의 가격은 준중형차인 아반떼를 충분히 넘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한다.
75만 원 오른 시작 가격
차급 뛰어넘은 기본 사양
신형 캐스퍼의 시작 가격은 4인승 기준 1,460만 원으로 기존 대비 75만 원 높아졌다. 가성비 트림이었던 디 에센셜 라이트가 사라지면서 3개 트림 체제로 돌아왔으며, 디 에센셜은 1,680만 원, 인스퍼레이션은 1,980만 원의 가격이 매겨졌다. 인스퍼레이션은 110만 원의 인상 폭을 보이지만 디 에센셜은 10만 원 저렴해졌다. 기본 탑재 사양을 기존 디 에센셜 라이트와 디 에센셜 사이 수준으로 타협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기본 사양은 "경차가 이래도 되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풍족하다. 기존에는 없던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기능이 전 사양에 기본 탑재됐으며, 이전에 옵션이었던 후방 모니터와 풀오토 에어컨이 기본화됐다. 오토홀드 기능을 포함한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EPB)가 추가된 덕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마침내 정지 및 재출발도 지원하게 됐다.
풀옵션 구성해 봤더니
2,200만 원 쉽게 넘겨
그렇다면 최상위 트림 인스퍼레이션을 풀옵션으로 구성한다면 최종 견적은 얼마가 나올까? 이번 신차는 해당 트림의 시작 가격만 해도 이미 2천만 원에 근접하며, 유료 색상 외장 색상인 비자림 카키 매트(20만 원)만 더해도 정확히 2천만 원이 된다. 15만 원짜리 실내 컬러 패키지는 해당 외장 색상과 중복 선택이 불가한 관계로 더 비싼 옵션을 우선 선택했다. 여기에 액티브(90만 원), 선루프(40만 원), 스토리지(11만 원), 액티브 플러스(50만 원) 등 선택 품목을 모두 포함했다.
여기까지 선택 사양에 들어간 비용은 211만 원으로 찻값이 2,191만 원까지 올랐다. 여기에 탁송료(서울시 기준 22만 8천 원), 임시 운행 의무 보험료(1,900원), 등록 비용(13만 210원)을 포함하면 최종 2,227만 110원이 된다. 같은 비용으로 아반떼를 산다면 어떨까? 기존의 경우 스마트 트림에 어떤 옵션도 넣지 않은 '깡통' 사양을 간신히 구매할 수 있었다.
아반떼에 옵션 2개 넣어도 비슷
유지비 차이 걱정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이제는 옵션 한두 개 정도를 더하더라도 최종 견적이 캐스퍼 풀옵션 사양과 비슷하다. 아반떼의 시작 가격은 1.6L 가솔린 기준 1,994만 원이다. 여기에 원격 시동을 지원하는 스마트키+버튼 시동, 웰컴 시스템, 스마트 트렁크, 도어 포켓 라이팅, 듀얼 풀오토 에어컨으로 구성된 컨비니언스(69만 원), 하이패스(20만 원)를 더해보자. 여기까지의 찻값은 2,083만 원으로 단기 의무 보험료와 취등록세를 비롯한 등록 비용 142만 9천 원을 포함하면 2,225만 9천 원이 된다.
다만 차량을 출고장에서 직접 수령해 탁송료(서울시 기준 29만 8천 원)를 아껴야 한다. 캐스퍼 풀옵션 대비 편의 사양 측면에서 아쉬운 점은 있겠지만 더 나은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 넉넉한 실내 공간, 급 차이에서 오는 만족도를 고려하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유지비의 경우 캐스퍼보다 자동차세는 비쌀지언정 연비는 훨씬 우위에 있다. 따라서 연간 주행 거리가 길다면 의외로 총유지비 차이가 미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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