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차단 위해 카드론까지 틀어막았다..자영업자·취약계층 '급전대출' 막히나

'연소득 내 신용대출' 규제에 카드론 포함키로

정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따른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전방위 대출규제에 나선 가운데 신용카드사의 카드론도 신용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지난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의 100% 이내로 제한돼 있는데, 카드론도 신용대출로 간주해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드론이 중소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의 급전으로 많이 이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의 대출 규제로 서민들이 긴급한 소액 자금까지 빌리지 못하게 되는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 연합뉴스

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들에게 카드론이 신용대출에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을 전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론도 한 번에 상당한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주택 구입 활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신용대출로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금융위는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묶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카드론은 카드사의 단기 자금 서비스로 감독기관은 '기타 대출'로 분류해 관리해왔다. 하지만 담보 없이 신용으로만 대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신용대출과 유사하다.

현재 대다수 카드사는 카드론 최대 한도를 5000만원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과거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에는 주택 구입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권 신용대출과 카드론까지 쓰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카드론까지 신용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실수요자의 긴급 자금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만약 차주가 금융회사에서 연 소득 수준까지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급전이 필요해도 카드론을 이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 차주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 카드론인데 이번 조치로 기존에 긴급하게 카드론을 필요로 했던 차주들까지 못 빌리게 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평균 대출 금액은 약 800만원으로 크지 않은데 이것까지 규제한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또 취약 차주가 대환대출을 위해 카드론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카드론이 막히면서 차주의 연체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론 대출을 조이게 되면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은 카드론 같은 금융상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만회해왔다.

금융위는 현금서비스의 경우 카드론보다 소액이고, 다음 달 바로 갚아야 한다는 점에서 신용판매와 비슷하다고 보고 신용대출 규제에서는 제외키로 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주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발표한데 이어 수도권의 모든 가계대출에 1.50%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를 1일부터 본격 시행했다.

스트레스DSR 제도는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고려해 DSR 산정시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이번 3단계 적용에 따라 은행과 제2금융권의 주담대, 신용대출, 기타대출에 1.50%의 가산금리가 부과된다. 1.50%의 가산금리는 수도권에만 적용되며, 지방 주담대에는 6개월간 한시적으로 0.75%의 금리가 반영된다.

DSR 3단계가 적용되면 연 소득 5000만원인 수도권 차주의 대출한도(변동형·30년만기·원리금균등상환·금리 4.2%)는 기존 3억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1000만원(약 3%) 줄어든다.

주담대 규제에 이어 스트레스DSR 3단계까지 시행되면서 향후 차주의 대출 한도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