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재난 감시자 ‘태양 기상청’ [변덕쟁이 우주 날씨]

/ 시사위크, 그래픽 = 박설민 기자

태양과 지구의 거리는 1억5,000만km. 매우 먼 거리지만 태양에서 발생하는 ‘태양 폭풍’은 지구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1859년 발생한 강력한 태양 폭풍이 다시 지구를 덮칠 경우 최대 377억달러(51조6,490억원)의 경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우주과학 선진국들은 ‘태양 우주 날씨 기상청’ 운영에 온 힘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2월 16일 포착한 태양 플레어의 이미지. 태양의 플레어에서 극도로 뜨거운 부분을 청록색으로 강조했다. 이어 금색, 빨간색으로 채색된 극한 자외선을 묘사한다./ 미국항공우주국

◇ 美·歐, 우주 날씨 감시기관 운영

미국해양대기청(NOAA)과 미 공군(USAF)은 ‘우주날씨예측센터(SWPC)’를 공동 운영 중이다. 지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우주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특히 태양풍, 플레어, 코로나 현상 등 태양 폭풍에 직접적 영향이 될 수 있는 우주날씨를 관찰한 후 주의보·경보를 발령한다.

유럽에서는 현재 태양궤도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를 운영 중이다. 2020년 2월 10일 발사된 이 궤도선은 태양풍과 태양 표면 변화를 측정한다. 지난 3월 26일에는 궤도선 주변의 태양풍과 표면 고해상도 이미지를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솔라 오비터가 접근한 거리는 태양에서 약 5,000km 수준이었다. 방열판 온도는 500°C에 도달했다.

솔라 오비터 프로젝트 책임자인 다니엘 뮐러 유럽우주국(ESA) 연구원은 “솔라 오비터는 태양풍과 태양 표면의 근원 지역 사이에 강력한 연결 고리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그간 확실한 원인 분석이 어려웠던 태양풍의 기원과 발생 과정 등을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성과”라고 밝혔다.

유럽우주국(ESA)에서 운영 중인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로 촬영한 태양 표면의 모습./ ESA

◇ 韓, 천문연 중심 태양풍 연구 진행

우리나라 역시 태양풍 및 우주 날씨 관측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그룹이 있다. 이곳에서는 태양 활동으로 인한 지구 우주환경 변화 등을 종합 연구한다. 최근에는 빅베어 태양망원경(NST)의 고속영상태양분광기(FISS)를 활용, 태양의 작은 흑점에서 발생하는 파동 변화를 관측하기도 했다.

아울러 태양풍 관측을 위한 국제 협력 연구도 한 발 더 나갔다. 지난 9일 우주항공청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태양관측용 특수망원경 ‘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의 발사 전 최종 점검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 망원경은 천문연과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CODEX는 오는 10월 중순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카고 드래건’ 화물선에 실려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 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된 후 약 3~4주 기간 동안 시험 운영 기간을 거친다. 시험 운영이 완료되면 6개월에서 최대 2년간 태양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난 8일 우주항공청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태양관측용 특수망원경 ‘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의 발사 전 최종 점검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오른쪽 사진은 CODEX 망원경. 오는 10월 우주로 발사된 후 화살표로 표시된 국제우주정거장에 CODEX 망원경이 설치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

CODEX는 태양 코로나의 온도와 속도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코로나그래프다. 한미 공동 연구진은 CODEX를 이용, 태양 반경의 최대 10배(696만3,400km)에 이르는 영역의 코로나 온도와 속도를 측정할 계획이다. 천문연은 CODEX의 핵심기술인 편광카메라, 필터휠, 구동 제어기 등 하드웨어와 코로나그래프 비행 및 지상 운영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최성환 천문연 천문우주기술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번 CODEX는 한국과 NASA의 기술력이 합쳐져 만들어진 합작품”이라며 “코로나그래프를 개발하면서 확보된 기술들은 우주, 국방, 반도체 산업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곽영실 천문연 태양우주환경그룹장은 “국제우주정거정의 고도는 약 400km 정도로 그곳은 구름, 기상 등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태양을 관측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CME, 코로나, 태양풍 등의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면 우주 날씨를 더욱 정확히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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