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태연히 美 고교 다닌 29세 한인 여성…학교 발칵

한국계로 추정되는 29세 성인 여성이 학생인 것처럼 꾸며 미국 뉴저지주의 한 고등학교를 나흘간 태연하게 다닌 것으로 드러나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고 미국 WABC방송 등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경찰은 가짜 출생신고서를 이용해 뉴브런즈윅 고교에 입학한 혐의로 신모(29)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한국계로 추정되는 29세 여성이 학생으로 위장해 나흘간 다녔던 미국 뉴저지주 뉴브런즈윅 고등학교 전경. WABC 방송 화면 캡처

경찰은 신씨를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하고 해당 학교 출입을 금지했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한 학생은 “지난주 학교 당국이 29세 한국 여성을 학교에 들여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모두가 겁을 먹고 있다. 어떤 애들은 그에게 개인정보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신씨로부터 같이 놀자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학생은 “(신씨가) 여자애들한테 커머셜애비뉴에서 놀자고 했는데, 아이들이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자 (신씨가) 섬뜩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며 “(약속 장소에 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기 때문에 더 무섭다”고 했다.

현지 신문 뉴브런즈윅 투데이는 “이번주까지도 신씨로부터 문자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받은 학생들이 있다”며 “어떤 학생들은 신씨가 10대 소녀들을 불법 성매매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보안직원과 교사들이 왜 더 빨리 가짜 학생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한 3학년생 부모는 “(신씨를 보고) 몇 살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이상하게 행동했다”며 “나를 쳐다보더니 시선을 돌렸고, 다시 나를 돌아본 후 걸어갔다. 나는 그게 위험 신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당국의 부실한 학생 등록 절차로 안전이 위태로워졌다며 이날 학교에서 시위를 벌였다.

학교 측은 신씨와 접촉한 모든 학생들에게 연락해 더는 신씨와 직간접적인 접촉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뉴저지주법에 따르면 공립학교는 기록이 부족하더라도 모든 학생의 등록을 받아줘야 한다. 신원을 증명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입학을 요청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우선 임시 등록을 한 뒤 30일 안에 관련 정보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뉴저지 교육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류 조작 여부를 더 잘 확인할 수 있도록 입학 절차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