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넘는 슈퍼카 잘 팔린다
수입차 시장, 고급차 쏠림 가속화
“경기 침체라더니, 이건 또 무슨 일인가.” 누구나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숫자가 나왔다. 평균 가격 3억 원을 훌쩍 넘는 슈퍼카들이 불황 속에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같은 브랜드가 한두 대씩 팔리는 ‘희귀템’이었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는 벤틀리나 캐딜락보다 더 많이 팔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2025년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억5000만 원 이상 초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무려 89.9% 증가했다.이른바 ‘가심비(마음을 만족시키는 소비)’ 트렌드가 자동차 시장을 정면으로 관통하고 있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모든 차량이 잘 팔린 것은 아니다. 실제로 3000만 원대에서 5000만 원대까지의 중저가 수입차 판매는 전년 대비 30%에서 76%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5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차량은 30%대 후반의 증가세를 보였고, 1억5000만 원을 넘는 차량은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BMW와 벤츠는 여전히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주목할 만한 흐름은 초고가 슈퍼카 브랜드의 약진이다.
페라리는 1월과 2월 두 달 동안 60대를 판매했으며, 평균 차량 가격은 3억 원에서 5억 원대를 넘는다. 람보르기니는 1월 58대, 2월 35대가 팔리며 월 평균 47대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람보르기니의 SUV 모델인 ‘우루스’는 1월에만 57대가 판매되며, 혼다 CR-V와 토요타 프리우스를 제치고 더 많이 팔리는 이례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첫 번째 이유는 자동차가 브랜드와 취향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었다는 점이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정체성과 부의 상징으로 기능하면서 고급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두 번째는 초고가 차량의 가치 보존력이다. 중저가 차량은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감가상각되는 반면, 슈퍼카는 감가가 적고 일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가치가 오르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는 팬데믹 이후 고가 소비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고, 명품 소비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자산가들은 관심을 자동차로 돌렸다.
마지막으로, MZ세대 고소득층의 등장이 고급차 시장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들은 가격보다 감성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며, 슈퍼카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무게추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슈퍼카’ 쪽으로 기울고 있다. 값보다 가치, 실용보다 상징을 좇는 시대. 불황 속에도 초고가 차량이 웃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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