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신분증도 통과… 전자담배 무인판매장, 성인인증 ‘구멍’
판매점 관리할 상주 직원 없어
청소년 접근·구매 차단 어려워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담배 분류 안돼 규제 대상 제외
4월 개정법 시행 전 관리 공백

본지 취재팀은 지난 20일 포항의 한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타인의 신분증으로 성인 인증을 시도했다. 그 결과 별도의 본인 확인 절차 없이 즉시 구매가 가능했다. 해당 판매점은 출입 제한이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고 상주 직원도 없어 실제 이용자를 확인하거나 제지할 수 없었다.
매장 내부에는 '19세 미만 구매 불가'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지만 타인의 신분증으로도 결제가 가능해 청소년 구매를 차단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결제 과정에서는 신분증 투입 방식의 성인 인증이 요구됐지만 추가 확인 절차는 없었으며 신분증 소지자와 실제 구매자가 동일한지 확인하는 장치도 없었다.
이 같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무인 판매점은 인건비 부담이 없다는 점을 내세운 창업 모델로 활용된다. 일부 업체는 자판기와 키오스크만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며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으며 성인 인증 시스템과 CCTV 등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 인력이 없는 무인 판매 방식은 실제 구매자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청소년 접근을 통제하기 힘든 환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은 남학생 5.4%, 여학생 2.8%로 나타났다. 전자담배를 포함한 수치로, 고등학생 남학생의 경우 8.3%로 중학생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현행 '청소년 보호법'은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판매 시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무인 판매 환경에서는 실제 구매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워 법 취지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담배를 판매하려면 담배소매업자로 지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는 그동안 법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관련 규제가 충분히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였다. 이로 인해 온라인 판매와 광고, 자동판매기 운영 등이 이뤄져 청소년 접근성이 높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오는 4월 24일부터 시행된다. 담배의 정의가 연초뿐 아니라 니코틴을 원료로 한 제품까지 확대되면서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보건소 관계자는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는 그동안 담배로 인정되지 않아 단속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담배사업법 적용 대상이 되면 일반 담배처럼 관리와 점검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도 "개정법이 적용되는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지자체의 관리·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개정법 시행 전까지는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에 대한 명확한 단속 기준과 관리 체계가 충분하지 않아 청소년 접근을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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