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 0.1% 그쳐…수출 0.4% 뒷걸음(종합)
내수는 예상대로 회복…민간소비 0.5%↑·설비투자 6.9%↑
"4분기 1.2% 성장해야 연간 2.4% 가능…다음달 전망치 낮출 듯"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민선희 기자 =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전분기보다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2분기 역성장(-0.2%) 충격에서 한 분기 만에 벗어났지만, 수출이 2분기보다 오히려 뒷걸음치면서 반등 폭은 미미했다.
다만 내수의 경우 민간소비가 0.5% 늘어나는 등 예상한 수준의 회복세가 이어졌다는 게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분기 성장률은 2023년 1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하다가, 올해 1분기 '깜짝 성장'(1.3%)의 기저 효과 등으로 인해 2분기에는 -0.2%까지 떨어진 뒤 3분기에 다시 성장 흐름을 되찾았다. 하지만 0.1% 성장률은 한은이 앞서 8월 예상한 0.5%보다 0.4%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의 차이에 대해 "8월 전망 당시에는 글로벌 경기 흐름으로 미뤄 수출이 (3분기에)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건물·토목 건설 부진에 2.8% 줄었다.
반대로 수입은 기계·장비 등을 위주로 1.5% 불었고, 민간소비도 승용차·통신기기 등 재화와 의료·운수 등 서비스 부문에서 모두 늘면서 0.5% 성장했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기계류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 중심으로 6.9%나 증가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등 사회보장 현물수혜 등의 영향으로 0.6% 늘었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이 -0.8%p를 기록했다. 거의 1%p 가까이 성장률을 깎아내렸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내수는 0.9%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내수 중 세부 항목별 기여도는 ▲ 설비투자 0.6%p ▲ 민간소비 0.2%p ▲ 정부소비 0.1%p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건설투자의 경우 성장률을 0.4%p 주저앉혔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수도업이 전기업을 중심으로 5.1% 성장했고 농림어업과 제조업도 각 3.4%, 0.2% 늘었다. 서비스업의 경우 도소매·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지만 의료·보건·사회복지서비스·운수업의 호조로 0.2%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업은 건물건설 위주로 0.7% 감소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5%로 실질 GDP 성장률(0.1%)을 웃돌았다.
이 기간 수출·수입 가격이 모두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수입 가격 하락률이 더 커 교역조건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신 국장은 3분기 성장률의 특징과 관련해 "내수는 예상대로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전기 대비 소폭 성장(0.1%)에 그쳤다"며 "수출의 경우 한국GM 파업,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화학제품 수출이 부진했던데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 증가율도 2분기보다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출 호조세가 꺾인 것이냐'는 질문에는 "3분기 수출이 전분기대비 마이너스(-)라고 해서 수출이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며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여전히 높고, 현재까진 미국 등 주요국 경제도 작년보다 괜찮은 편이라 수출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라고 답했다.
다만 한은은 예상보다 낮은 3분기 성장률을 반영해 지난 8월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4%)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 국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전기대비)이 1.2% 이상 나와야 연간 성장률이 2.4%가 될 수 있는데, 2.4%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여러 경제 불확실성이 현실화되는 조짐이 있어 8월 전망 당시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낮췄는데, 3분기 실적이 나와 불확실성이 확인됐으니 다음달(11월) 전망에서 성장률을 다시 조정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shk99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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