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희 수사하라’ 현수막 철거한 서대문-송파구 패소

이소정 기자 2024. 10. 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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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김건희를 수사하라'는 진보당 측의 정당 현수막을 철거했던 서대문구와 송파구가 진보당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10일 양 구청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2부(부장판사 고은설)는 지난달 26일 진보당이 서대문·송파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당현수막 철거처분 취소소송에서 "구 서울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제11조의2 제1항 제4호는 헌법과 법률에 위반됨을 확인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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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김건희를 수사하라’는 진보당 측의 정당 현수막을 철거했던 서대문구와 송파구가 진보당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10일 양 구청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2부(부장판사 고은설)는 지난달 26일 진보당이 서대문·송파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당현수막 철거처분 취소소송에서 “구 서울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제11조의2 제1항 제4호는 헌법과 법률에 위반됨을 확인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냈다.

동아일보 DB
이번 판결은 앞서 7월 행정안전부가 인천·광주·울산·부산시의회의 정당 현수막의 게시 위치와 내용, 개수 등을 제한한 조례가 무효라며 대법원에 낸 조례안 의결 무효 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뒤 나온 첫 행정소송 판례다.

이번 소송은 진보당이 게시한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김건희를 즉각 수사하라’는 정당 현수막을 서대문구와 송파구가 철거한 것에 대해 올해 1월 진보당이 철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진행됐다. 당시 양 구청은 서울시 옥외광고물 조례 중 “형법 제309조, 제311조에 따라 특정인의 실명을 표시하여 비방하거나 모욕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에 근거해 해당 현수막을 철거했다.

법원은 양 구청이 철거의 근거로 삼은 서울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규정이 법령 우위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7월 대법원 판결과 같이 정당 현수막에 대한 제한은 법률로써 이뤄져야 한다고 본 것이다.

특히 형법상 명예훼손과 모욕에 따라 특정인의 실명을 표시해 비방, 모욕한 경우 철거할 수 있도록 한 조례 조항에 대해 “정당 현수막에 관한 규율은 그 본질상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위임 없이도 조례로 규율할 수 있는 사항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개정 옥외광고물법령보다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조례 규정은 개정 옥외광고물법령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구청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내용들이 많다보니 이전까지 민원이 많이 들어왔기에 서울시 조례를 근거로 적극 대응했던 것”이라며 “자치구에서 철거에 나선 이후 비방·욕설이 담긴 현수막이 실제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는데 다시 이런 현수막들이 난립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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