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포署, ‘거액 대출 사기’ 부실·편파 수사 논란…대질 없이 피의자 의견에 ‘혐의 없음’ 결정
J수협 "채무 고지 위반 혐의 명백, 수사관 법리 오해"
해당 수사관 "자신의 채무 아니라고 부인했다"며 불송치
(시사저널=서상준 경기본부 기자)
은행 대출금 수십 억원 편취 혐의를 수사 중인 경기 군포경찰서가 부실·편파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군포경찰서가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불기소 송치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고소인이 승소한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피의자가 부인'한다는 이유로 피의자들에게 유리한 수사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고소인 측은 담당수사관이 합리적 근거도 없이 법리를 오해하고 편파적인 수사를 했다며 전면 재수사를 요구했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피의자 건축업자 A씨는 지난 2018년 9월28일 성남시 소재 J수협에서 다세대주택(D빌라) 신축 자금 용도로 대출 계약을 맺고 23억원 가량을 차용했다. 당시 A씨는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았지만, 사실혼 관계로 알려진 부동산 분양업자 이 아무개씨가 실질적인 대출 거래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J수협(고소인)을 수탁자로 신탁등기해 해당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우선수익자로 신탁원부를 작성했다. 여기서 수탁자는 신탁을 관리하는 주체로 J수협이며, 일반적으로 은행은 건축물 담보 조건으로 해당 부동산이 신탁재산에 속한다는 것을 등기부등본에 기입한다.
논란은 A씨 등이 대출 실행을 앞두고 10억원 가량의 개인 채무가 있었음에도 J수협에 '채무 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J수협 측은 "해당 부동산에 대해 (피의자)A씨 등이 고소인에게 고지한 채무 외 이미 조 아무개씨에 대한 9억6000만원의 채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23억원 가량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갚을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은행을 속여 막대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담보신탁계약 특약사항은 '만일 위탁자(A씨 등)가 고지한 내용과 달리 채무 초과 상태가 밝혀져 담보신탁이 채권자(J수협)취소권 행사에 의해 취소되는 경우 그 책임은 위탁자인 피의자에게 있다'고 명시돼 있다.
기존 채권자인 조씨는 A씨 등을 상대로 한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J수협의 권리였던 담보신탁은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뤄진 사해신탁(법원 결정에 따라 신탁 권리가 조씨로 변경)으로 인정돼 소유권 이전등기와 신탁등기도 모두 말소됐다.
J수협 입장에서는 A씨 등이 채무 이행을 하지 않아 경매 진행시 채권 선순위에서 밀려 다른 채권자들과 함께 비율에 따라 변제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담당수사관은 해당 사건을 조사하면서 단 한차례도 대질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J수협 측 변호인의 추가 진술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포서 담당수사관은 A씨가 조씨에 대한 일부 채무는 인정하면서도 A씨가 "자신의 채무가 아니"라는 취지로 부인한다며 A씨의 채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불송치 결정했다.
군포서 담당 팀장은 "피의자를 상대로 조사를 해 본 결과 기망(허위의 사실을 말하거나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 요건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대질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견에 대해서도 (담당 수사관)저희가 판단해서 대질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담당수사관의 금융기관이 담보신탁을 설정하는 구조 등에 대한 이해 부족, 즉 '법리 오해'로 봤다. J수협에서 증거자료로 제출한 공정증서원본과 채무 확인각서, 판결문을 통해 채무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A씨의 주장만을 근거로 사건을 결정했다는 의혹도 이 때문이다.
Y법무법인 대표변호사는 "채무 고지 의무는 금융기관이 대출 여부를 판단하는 기초 자료로서 거래 상대방(채무자)이 채무 존재를 숨기고 대출을 받았다면 편취이며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확정된 민사사건 판결문에도 'A씨는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다'고 판시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채권자들과 달리 부동산 등 담보제공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출을 실행하지 않는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대출 업무를 영위하는 기관으로서 대출금채권의 안정적인 회수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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