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클래식을 구원하겠다”…논쟁적 마에스트로 쿠렌치스 첫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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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영국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이토록 오만한 선언을 한 젊은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11월 첫 내한한다.
이번 내한은 쿠렌치스 자신이 창단한 유토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다. 2004년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오케스트라·합창단 뮤지카에테르나를 창단한 후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급진적인 해석을 선보이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출범한 유토피아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정상급 연주자들이 프로젝트마다 모이는 국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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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스트라빈스키·말러로 펼치는 두 개의 음악 세계
“(사명감을 묻는다면)물론이다. 나는 클래식 음악을 구할 것이다. 5년이나 10년만 시간을 달라.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Of course I am. I am going to save classical music. Give me five or 10 years. You’ll see.)”
2005년 영국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이토록 오만한 선언을 한 젊은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11월 첫 내한한다. 치기 어린 호언장담 이후 ‘클래식의 구원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클래식의 구원자’와 ‘클래식계의 이단아’ 사이에 서 있다.

이번 내한은 쿠렌치스 자신이 창단한 유토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다. 1972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어난 쿠렌치스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 전설적인 마에스트로 일리야 무신을 사사했다. 2004년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오케스트라·합창단 뮤지카에테르나를 창단한 후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급진적인 해석을 선보이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단원들을 일으켜서 연주하는 풍경도 볼거리다.
그의 행보는 음악 밖에서도 논쟁을 불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에 관한 공개적 입장을 밝히길 거부하면서 러시아 자본의 지원을 받아온 사실이 비판받았다. 일부 유럽 공연은 취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출범한 유토피아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정상급 연주자들이 프로젝트마다 모이는 국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다. 악단은 다른 단체나 기관으로부터 구조적·재정적·조직적으로 독립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유토피아에는 고정된 단원 구성이 없다. 작품에 따라 필요한 연주자를 새로 모은다. 서로 다른 오케스트라와 연주 전통에서 온 음악가들이 집중적인 연구와 리허설을 통해 하나의 해석에 도달하는 방식이다. 쿠렌치스는 이를 단순한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음악적 이상을 공유하는 예술가들의 공동체라고 설명한다. 도달하기 어려운 완벽한 소리를 추구한다는 뜻에서 악단의 이름도 ‘유토피아’다.

18일에는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들려준다. 협연은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잇는 알렉산더 멜니코프가 맡는다.
쿠렌치스와 유토피아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1번은 올해 5~6월 유럽 투어에서 이미 뜨거운 환호와 논쟁을 불러왔다. 평단은 극단적인 강약과 템포 변화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유토피아의 연주력과 입체적인 음향을 높이 평가했다. 현악 주자들을 일으켜 세우고 오케스트라 사이를 누비는 쿠렌치스의 지휘가 말러를 새롭게 들려주는 연출인지 지휘자의 자기 과시인지를 놓고 평가는 갈렸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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