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까지 빌려서 도박했다…청소년 자진신고 한 달 만에 500건 넘었다

사이버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의 자진신고가 한 달 새 7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부터 운영 중인 ‘청소년 사이버 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통해 전국에서 모두 806건이 접수됐다. 본인이 직접 신고한 사례는 629건, 보호자 신고는 177건이었다.
시행 2개월 차 신고 건수는 512건으로, 전월 294건보다 74% 늘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청소년 도박 실태가 알려지면서 신고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고 사례에서는 고금리 사채와 교우 간 금전 거래, 부모 계좌 무단 인출 등이 확인됐다. 경기남부 지역에서는 A군(18)이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0여명의 사채업자로부터 500만원을 빌린 뒤 불법 추심과 협박 피해를 호소하며 신고했다. 적용된 이자율은 200%였다.
부산에서는 중학생 B군(14)이 동급생 41명에게 총 200만원을 빌려 도박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B군이 도박 사이트에 입금한 금액은 모두 2600만원이었다. 학교전담경찰관(SPO)이 교사로부터 수상한 금전 거래가 있다는 첩보를 받은 뒤 전교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도박을 시작했다는 C군(13)이 자진신고했다. C군의 도금액은 650만원이었다. 경북 문경에서는 D군(14)이 부친 통장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3000만원을 몰래 인출해 도박한 사실을 신고했다.
자진신고한 청소년에게는 도박예방치유센터와 정신과 중독치유 프로그램, 채무조정 지원 등이 연계됐다.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도박 치유 전문상담사가 상담과 선별검사를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중독치유 전문기관으로 연결한다.
정부는 자진신고 제도를 오는 8월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신고 대상은 사이버 도박 경험이 있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과 보호자다. 신고는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를 통해 접수한다.
경찰은 처분 과정에서 도금액과 반성 태도, 치유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경찰서별 선도심사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 선처 여부를 결정한다. 학교전담경찰관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전문상담사는 이후에도 상담을 이어가며 대상 청소년의 사후관리를 지원한다.
현수아 AX콘텐츠랩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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