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부터 타미플루까지…'친숙한 바이러스 감염병 약, 제대로 쓰려면'

감염치료와 대증치료,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글] 조유희 차의과학대학교 약대 교수
[그림] 이솔 과학일러스트레이터・약사
[편집] 윤신영 기자
[기획] 사단법인 집현네트워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감기・독감(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은 물론, B형 간염, 바이러스성 장염은 우리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우 익숙한 감염병이다. 이들 바이러스 감염을 이해하려면, 먼저 세균이나 진균과 같은 세포성 미생물에 의한 감염과 무엇이 다른지를 이해해야 한다. 주요 차이는 다음과 같다.


| 바이러스 감염병의 특징

1) 바이러스는 비세포성 기생체로 스스로 증식하지 못한다 세포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크기인 반면, 바이러스는 세포가 아닌 나노 입자로 크기가 작다.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대사 과정이 없어 숙주 세포 내에서만 증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숙주의 물질(대사물질, 효소 등)을 활용하므로, 바이러스의 증식만을 선택적으로 조절하기 어렵다 (그림 1).

[그림 1] 바이러스는 자체적인 대사 과정이 없어 숙주 세포 내에서만 증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숙주의 물질을 활용한다. 바이러스의 증식만을 선택적으로 조절하기 어렵다.

2) 바이러스 감염병 증상은 우리의 면역 반응이 만든다 감염으로 수반되는 열, 기침, 근육통은 바이러스 자체가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면역계가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염증 반응 때문이다. 이는 같은 바이러스라도 연령, 기저질환, 면역 상태에 따라 증상과 중증도가 달라짐을 의미한다.

3) 바이러스 감염병의 증상은 바이러스가 달라도 대체로 유사하다 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입자 크기가 작아 순환계를 통해 전신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증상 대부분이 우리의 면역 반응에 의해 유도되는 만큼, 서로 다른 바이러스라도 유사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감염체를 특정하기 어렵다. 특정한 진단 방법(항체 검사, PCR 검사)을 통해서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 바이러스 감염증과 항바이러스 약제
바이러스는 자체 대사가 없고 숙주 내에서 숙주의 시스템을 활용해서만 증식한다. 따라서 바이러스 복제에만 선택적으로 사용되는 특별한 반응이 밝혀진 경우에만 항바이러스약제가 개발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숙주 세포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을 기반으로 개발된 대표적인 항바이러스 약제는 아시클로비르(acyclovir), 지도부딘(zidovudine, azidothymidine), 엔테카비르(entecavir),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다. 모두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투여할수록 좋은 효능을 나타낸다 (그림 2, 3).

1) 아시클로비르 단순포진, 대상포진, 수두 등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항바이러스제다. 연고제로도 많이 사용된다. 바이러스 특이적 인산화효소인 티미딘 카이네이스(thymidine kinase, TK)에 의해서만 활성화될 수 있다. 숙주의 DNA 중합효소보다는 바이러스 DNA 중합효소에 대한 친화도가 높아, 바이러스의 유전체 복제를 선택적으로 저해한다.

2) 지도부딘, 엔테카비르 각각 후천성 면역 결핍증(에이즈. HIV 감염)과 B형 간염(HBV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다. 바이러스 특이적인 역전사효소(RNA를 주형으로 상보적인 DNA(cDNA)를 합성하는 효소. 레트로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내에서 증식하기 위해 자신의 RNA 정보를 DNA로 변환할 때 사용한다)를 억제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유전체 복제를 선택적으로 저해한다.

3) 오셀타미비르 인플루엔자 A 및 B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항바이러스제로, 우리에게는 타미플루®라는 이름으로 친숙하다. 바이러스가 증식한 뒤 방출되는 단계에서 필요한 바이러스 특이적 효소인 뉴라미니데이스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바이러스가 방출되지 못하게 한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1회로 제한하고, 바이러스를 비활성 상태로 바꾼다.

[그림 2] 대표적인 항바이러스제. 바이러스 핵산의 합성을 저해하는 기전을 가지는 아시클로비르, 지도부딘, 엔테카비르는 모두 핵산 합성에 필요한 기질의 전구체인 뉴클레오시드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림 3] 바이러스 복제에만 선택적으로 사용되는 특별한 반응이 밝혀진 경우, 항바이러스약제를 개발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유전체의 크기가 작다. 또 RNA 유전체를 가지는 바이러스의 경우 유전체 진화 속도가 빨라 항바이러스제는 항생제(항세균제)나 항진균제 등에 비해 내성을 유발하는 빈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고위험군(고령, 임신, 만성질환 등) 혹은 증상이 매우 위중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 호흡기 감염병과 대증치료
항바이러스제는 종류가 다양하지도 않고, 약제내성 우려도 있다. 직접적인 감염 치료에 제한이 많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는 전신 면역을 유도하기 때문에, 인체의 면역 반응이 유도되는 시기를 거쳐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 따라서 회복기 동안 병증에 따른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전략이다. 즉,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치료는 적절한 면역 활성화와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대증치료(symptomatic therapy)를 기본으로 한다 (그림 4).

[그림 4]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치료는 적절한 면역 활성화와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대증치료(symptomatic therapy)를 기본으로 한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의 경우에는 세균 등에 의한 2차 감염(폐렴, 부비동염 등)이 수반될 수 있어 항생제를 처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에 따른 항생제 내성 문제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항생제 처방은 매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항바이러스제의 작용 기전도 바이러스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맞춰져 있다. 감염증이 중증으로 이행되거나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장의 불편한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대증치료의 주요 역할이다. 특히, 계절적 요인에 따른 바이러스 호흡기 감염증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매우 친숙한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이에 대한 대증치료 약제의 종류를 이해하는 것이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치료 전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은 대체로 증상이 유사하며, 증상에 따라 해열진통제, 기침약(진해제), 가래약(거담제), 콧물약(항히스타민제), 코막힘약(비충혈제거제)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필요시 기관지확장제가 처방된다.

1) 해열 및 소염 진통제 타이레놀®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대표적인 해열 및 소염진통제다. 염증과 통증 발열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을 생성하는 효소인 사이클로옥시제네이스-2(COX-2) 효소를 주로 억제함으로써 중추신경계의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을 저해하고, 뇌 내의 세로토닌 경로에 관여한다. 이를 통해 강력한 해열 및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 다만, 간에서 약물 대사가 이뤄질 때 생성되는 독성중간물질(NAPQI) 때문에 과량 복용 시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는 다른 약제로 COX-1와 COX-2 효소를 모두 억제할 수 있는 이부프로펜(ibuprofen, 부루펜®)이나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은 대표적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다. COX-1이 위장 보호 등의 정상 기능을 하기 때문에 장기 복용 시 위장 장애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2) 진해제 연수의 기침 중추를 억제해 기침을 완화시켜주는 약제인 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이 대표적이다. 칼슘 신호를 조절하는 막 단백질의 일종인 시그마-1 수용체 작용제,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뇌의 흥분성 신경 전달 물질인 글루탐산과 결합하는 이온 통로 단백질인 NMDA 수용체 차단제로 작용해 마른 기침을 줄인다. 화학 구조는 유사하지만 마약성 진해제인 코데인(codeine)과 달리, 신체적 의존성이 낮다. 다만, 고용량에서는 환각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3) 거담제 끈적한 가래의 점도를 낮추거나 배출을 돕는 약제로, 점액용해제(끈적한 가래의 구조를 끊어 묽게 만듦), 점액분비촉진제(기도내 수분 분비를 증가시켜 가래를 묽게 함), 점액조절제(가래 생성을 줄이거나 점도를 낮춤)로 구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점액용해제인 아세틸시스테인(acetylcysteine)은 아미노산 유도체로 점액의 이황결합을 끊어 가래의 분자구조를 약화시키는 시스테인 유도체다. 판콜에스®, 판피린큐®와 같은 종합감기약에 함유돼 있는 구아이페네신(guaifenesin)은 위점막을 자극해 반사적으로 기도 점액 분비를 촉진하고 가래의 표면장력을 감소시키는 대표적인 점액분비촉진제다. 리나치올®로 알려져 있는 카보시스테인(carbocysteine)은 아세틸시스테인처럼 이황결합을 끊는 점액용해 효능을 가지면서, 동시에 점액을 분비하는 술잔세포(goblet cells)에 작용해 가래의 성분을 조절하는 점액조절제로 사용된다. 항산화 효능을 기반으로 호흡기 내의 활성산소와 염증 매개 물질을 줄여 점막 손상을 막고, 과도한 가래 생성을 억제한다.

4) 항히스타민제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반응 유발물질인 히스타민의 H1 수용체 결합을 차단함으로써, 콧물, 기침, 가려움, 두드러기 등을 완화하는 약제다. 1세대 항히스타민은 지질친화성이 높아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어 졸음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만, 2세대 항히스타민은 BBB 투과가 거의 없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1세대 항히스타민은 클로르페니라민(chlorpheniramine),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 등이 있으며, 진정 작용이 있어 수면보조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다량 복용 시 전반적인 인지능력 및 운동신경이 모두 둔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세대 항히스타민으로는 지르텍®으로 판매되는 세티리진(cetirizine)이 있다. 2세대의 부작용을 더욱 개선하면서 빠른 효과와 긴 지속 시간을 갖도록 장점을 극대화시킨, 2세대이면서 3세대로도 분류되는 펙소페나딘(fexofenadine, 알레그라®)도 있다.

5) 비충혈제거제 코 점막 혈관을 수축시켜 부종(붓기)을 줄임으로써 코막힘을 완화하는 약제다. 비강분무액(스프레이)이나 경구제로 투여된다. 대표적인 비강분무액인 오트리빈®과 화이투벤®은 각각 자일로메타졸린(xylometazoline)과 옥시메타졸린(oxymetazoline)을 주성분(API)으로 한다. 투여 시 즉각적인(1~2분 내) 효과가 있으나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장기 사용시 비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경구제로 널리 사용되는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 코싹®)은 전신에 작용해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하지만 혈압 상승, 두근거림, 불면 등 교감신경 흥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6) 기관지확장제 호흡 곤란이나 천명음이 있을 때, 기도 주변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 줌으로써 숨쉬기를 편하게 해주는 약제다. 기전에 따라 베타2 항진제, 항콜린제 등이 있다. 각각은 작용시간에 따라 속효성과 지속성으로 구분되므로, 증상에 따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관지확장제로는 살부타몰(salbutamol, 속효성 베타2 항진제), 살메테롤(salmeterol, 지속성 베타2 항진제), 티오트로피움(tiotropium, 지속성 항콜린제) 등이 있다.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에는 속효성 약물을, 지속적인 기관지 확장 효과를 위해서는 지속성 약물을 사용한다.

이들 약제는 친숙하게 널리 사용되지만, 다량, 장기간 복용시에는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대증치료는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닌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므로, 수분이나 영양을 잘 섭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며,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될 경우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호흡기 감염병 예방
겨울철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예방만으로도 매우 큰 효과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위생 관리로 독감 등에 따른 진료비가 획기적으로 감소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의 예방수칙 다섯 가지 (그림 5)를 상기하고, 이 가운데 개인 위생과 관련된 손 위생, 마스크 착용, 환기를 잘 지키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그림 5] 질병관리청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 출처: https://www.kdca.go.kr

| 마치며
바이러스는 세균이나 진균과는 다른 나노 입자다. 바이러스 감염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증상이 면역 반응과 관련돼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와 대증치료 약제의 특징과 기전에 대해 이해하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치료에 앞서 감염병의 예방을 위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운동과 생활 습관 관리, 백신 요법 등 적극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현대인으로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환기 등 생활 속 개인 위생 관리를 통해 집단면역력(herd immunity)을 높이려는 관심과 실천이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깨달아야 한다.


| 참고문헌

  1. 김홍진, 조유희. 2021. 항생물질학. ㈜라이프사이언스.
  2. 감염미생물학·면역약학 분과학회. 2013. 감염치료약학. ㈜라이프사이언스.
  3. 한국미생물학회. 2020. 미생물학: 기초에서 응용까지. 범문에듀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