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측 "환불·해지 조건, 절차 유지…M&A·투자 유치 노력"
'좋좋소'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고정 팬층을 확보했던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왓챠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OTT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 이용자가 급감한 영향 탓이다.

관련업계에는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고, 콘텐츠 제작사를 관계사로 보유한 티빙이나 웨이브가 기회를 모색하는 것과 달리 의지할 데 없는 왓챠의 경우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결국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7부(이영남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왓챠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왓챠의 CB(전환사채) 채권자인 인라이트벤처스가 제기한 회생 신청에 따른 것이다.
왓챠가 회생절차를 시작함에 따라 콘텐츠 공급사와 투자자 등은 회생채권자 또는 주주로서 법원에 권리신고를 해야 하며, 이달 말까지 예정됐던 정산금 지급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권리신고 기한을 넘기거나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권리를 상실할 수 있다. 회생채권과 담보권에 대한 조사는 내달 23일부터 10월22일까지 진행되며, 왓챠 측은 내년 1월7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 내려진 포괄적금지명령과 보전처분에 이은 조치로, 왓챠의 구조조정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회사는 앞으로 재산 처분, 신규 계약 체결 등 주요 경영 판단을 내릴 때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회생채권 변제 시점이나 방식은 법원 인가를 거친 회생계획안에 따라 정해진다.
법원은 왓챠의 회생계획안을 검토해 회생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파산을 선고하게 된다.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주주 목록은 다음 달 1일까지 제출해야 하며, 이후 같은달 22일까지 회생채권 및 담보권, 주식에 대한 권리 신고가 가능하다.
법원이 관리인을 따로 선임하지 않음에 따라 박태훈 왓챠 대표이사가 관리인으로 간주돼 경영을 계속한다.
왓챠는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기로 했다.
왓챠는 "약관에 명시된 기존 환불·해지 조건, 절차가 유지되며 서비스는 차질 없이 정상 운영된다"며 "이용자, 파트너사와 투명하게 소통할 것이고,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서 공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왓챠 측은 M&A(인수합병)나 투자유치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2011년 설립된 왓챠는 서울과학고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출신 박 대표가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이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설립한 회사다.

사업 초기 모델은 영화 개인화 추천 서비스였다. 2016년에는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왓챠가 영화 평점이나 디지털전환 서비스 등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OTT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 이용자가 빠르게 감소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1월 129만명으로 추정되던 왓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달 46만명으로 줄었다.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왓챠는 지난해 매출 338억원을 기록, 전년 438억원보다 22.83%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8억4600만원, 당기순손실은 82억9600만원이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907억원 초과한 상태다.
특히 2021년 주요 벤처캐피털과 개인투자자로부터 490억원 규모 CB 투자를 유치했으나, 지난해 11월 만기 도래까지 원리금이 상환되거나 연장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회계감사를 맡은 신한회계법인이 "계속기업으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초래한다"며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