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보는 ‘어펜저스’… “앙코르 금메달로 추석연휴 열겠습니다”
‘단골 은퇴선언’ 맏형 김정환 등 2021년 도쿄올림픽 멤버 그대로
“팀원 모두 ‘오지랖’ 넓은게 최대강점
수년째 손발맞춰 눈빛만 봐도 척척”

김정환은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9·화성시청), 오상욱(27·대전시청) 등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 선수 가운데서만 맏형이 아니다. 이번 아시안게임 펜싱 전체 참가 선수 280명 가운데 최고령이 바로 김정환이다. 그렇다고 이번이 김정환에게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가 될 거라고 예상하기는 아직 이르다. 김정환 스스로 “정말 마지막”이라고 말해도 100% 장담할 수는 없다. 김정환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한국 남자 사브르 역사상 첫 올림픽 개인전 메달(동)을 따냈을 때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을 때도 은퇴를 선언했지만 결국 피스트로 다시 돌아왔다.

김정환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실제로 칼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2020년 변정은 씨(36)와 화촉을 밝혔다. 김정환은 “대표팀 생활은 경쟁의 연속이라 한 번도 마음 편한 적이 없었다. 은퇴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었다”면서 “아내와 TV를 보는데 동생들이 나왔다. 아내가 ‘오빠도 저 정도 했어?’라고 묻길래 ‘그 이상 했지’라고 말했더니 바로 ‘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말에 복귀하기로 바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김정환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원우영(41), 오은석(40), 구본길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유럽 국가에서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한 건 에페, 플뢰레, 사브르 등 3개 펜싱 종목을 통틀어 이들이 처음이었다. 올림픽 때는 순번에 따라 펜싱 3개 종목 중 1개 종목이 단체전에서 빠진다. 리우 대회 때 남자부는 사브르 단체전을 진행하지 않았다. 어펜저스의 도쿄 올림픽 우승이 김정환에게는 올림픽 단체전 2연패 기록이 됐던 것이다.
김정환은 어펜저스의 최대 강점을 ‘오지랖’으로 꼽았다. “경기를 뛰는 선수는 함성 소리, 중압감 때문에 가끔 멍해질 때가 있다. 그때 팀원들이 빨리 캐치해서 사인을 준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서로 자존심 지키느라 참견을 안 한다. 우리는 ‘너 지금 그렇게 하지 말랬잖아, 내가 몇 번 말하냐’고 성질까지 내면서 훈수를 둔다. 오랜 세월 손발을 맞췄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그날 컨디션, 잘되는 점, 고쳐야 하는 점이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환은 내년 파리 올림픽 때까지는 은퇴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로 했지만 5월에 위기가 찾아왔다. 햄스트링을 다쳐 전치 6개월 진단을 받은 것.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앞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부터 쉽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1, 2차 선발전에 불참했던 김정환은 이번에도 양치기 소년처럼 돌아와 3차 선발전(8월) 우승, 4차 선발전(9월) 6위로 8명을 뽑는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환은 “큰 대회를 앞두니 몸에 엔도르핀이 돌아 빨리 나은 것 같다. 맏형으로서 팀에 소금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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