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추천 여행지

도심의 속도에 익숙해진 몸이지만 마음은 어느 순간부터 자연의 속도를 갈망한다. 계절이 더 짙어지기 전 아직은 바람이 선선할 때, 서울 안에서도 잠시 숨 고를 수 있는 곳이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특별한 계획 없이도 그저 산책처럼 다녀올 수 있는 공간으로, 장미까지 피어난다.
사람들은 흔히 장미를 화려한 공원이나 정원에서 떠올리지만, 5월의 서울에는 예상 밖의 장소에서 꽃이 말을 건다.
바로 한강 한가운데에 떠 있는 섬, ‘선유도공원’이다. 여유와 풍경, 꽃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이 공간은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도 가장 특별한 계절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다.
선유도공원
“정수장에서 꽃정원으로, 5월에 꼭 가봐야 할 선유도공원!”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 343에 위치한 ‘선유도공원’은 과거 정수장이었던 공간이 2002년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한강의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담고 있는 곳으로, 단순한 산책 공간이 아닌 도시와 자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소다.
이야기관, 녹색기둥의 정원, 수질정화원, 원형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공간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이야기와 체험을 품고 있다.
정수지의 구조를 그대로 남긴 채 담쟁이덩굴이 휘감은 기둥 사이를 걷는 ‘녹색기둥의 정원’은 단순한 조경을 넘어서 사색의 공간이 되고, 수질정화원에서는 다양한 수생식물이 물을 정화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공원의 또 다른 매력은 5월, 장미가 피는 순간에 완성된다. 공원의 여러 구역을 따라 조성된 장미들은 콘크리트 구조물과 자연이 절묘하게 섞인 이 독특한 공간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무성한 초록 사이로 비집고 올라오는 장미의 색감은 자연이 철저히 설계한 풍경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 애쓴 장미가 아니라 공원의 결을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장미다.
어딘가 비밀스러운 정원을 발견한 듯한 기분, 그 안에 머무는 짧은 시간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가 된다.
선유도공원은 연중무휴 무료로 운영된다. 선유교를 통해 한강 남쪽에서 걸어서 진입할 수 있고, 탁 트인 서울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선유교 전망대 또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예전에는 수돗물을 정수하던 구조물이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는 공간이 된 셈이다.
